오산 폐쇄 정신병동 허가 취소 요구 ‘삭발 투쟁’

폐원·일반병원 전환 협의 번복에
세교지구 주민 700명 강력 반발
정치권도 가세… 항의 수위 높여

삭발을 마친 전도현 세교주민연합회장(좌)과 김우종 위원장(우)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상복 시의원의 삭발을 하고 있다.
삭발을 마친 전도현 세교주민연합회장(좌)과 김우종 위원장(우)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상복 시의원의 삭발을 하고 있다.

오산 세교지구 아파트 단지 앞에 126개의 정신과 보호 병상을 갖춘 P병원이 개설돼 주민들이 집단 반발(본보 8일자 12면)하는 가운데 주민 대표 삭발 등의 방법으로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해당 병원장이 병원 자진폐원 협의(일반병원으로 전환)를 번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세교지구 주민 700여 명은 지난 11일 오후 6시부터 세마역 앞 광장에서 ‘폐쇄정신병동 허가취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오산시의 허가취소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주민비상대책위원회 측의 현황 설명과 서명운동, 주민 자유발언, 주민대표 삭발식에 이어 약 2km 떨어진 고인돌공원까지 행진하고 마무리됐다.

주민들은 “어린이집 3곳과 초ㆍ중ㆍ고교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앞에 고위험 환자를 수용하는 폐쇄병동을 허가해 준 오산시는 병원허가를 즉각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전도현 세교주민연합회장과 김우종 비상대책위원장, 이상복 오산시의원 등은 삭발로 P병원 폐쇄의지를 다졌다.

전도현 세교주민연합회장은 “P병원장이 협의한 ‘자진 폐원, 일반병원으로 재개원’이라는 협의를 번복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고 주장하며 “오는 14일까지 P병원의 자진 폐원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15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P병원장은 지난 9일 오전 안민석 국회의원과 곽상욱 시장, 비대위원장, 주민대표 등과의 면담에서 ‘현재 일반병원 허가를 자진 폐원하고 정신의학과와 폐쇄병동을 제외한 일반병원으로 다시 개원한다’는 방안을 제안, 10일 합의문을 내놓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P병원장이 9일 오후에 이 같은 제안을 번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P병원장은 “나중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오산=강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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