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北 ‘전술유도무기’ 방사포 위협이 더 위험

북한이 지난 5월 4일 원산 호도반도에서 실시한 “화력타격훈련”은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구경 로켓과 ‘전술유도무기’를 혼합한 훈련이었다. 북한이 발사한 대구경 로켓은 240㎜와 300㎜ 방사포인 것으로 확인되었고, ‘전술유도무기’는 소위 북한판 SS-26에 해당하는 이스칸다르 지대지 미사일로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동식 발사차량에서의 발사 장면을 공개하였다. 우리는 북한의 ‘전술유도무기’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지만, 방사포 위협이 보다 당면한 위험이다.

300㎜ 방사포는 사거리가 대략 200㎞까지 되는 것으로 보고 있어 서울과 경기도 전 지역이 사거리 안에 들어 있다. 게다가 300㎜ 방사포는 유도기능이 있어 엄밀히 말하면 유도탄 즉, 미사일의 일종으로 볼 수가 있고 정밀도 또한 높아져 새로운 국면의 위협이 되고 있다. 300㎜ 방사포탄의 주요 표적은 평택과 오산의 미군기지를 비롯하여 사거리내에 있는 우리 공군기지와 해군시설은 물론이고 민간공항 등 모든 항만과 시설이 북한의 정밀유도 무기 공격권 안에 들어가게 된다.

이러한 300㎜ 방사포는 차량으로 이동되고 발사된다. 기동력이 좋다는 뜻이다. 반면에 기동력은 좋은 편이지만 재사격은 쉽지 않을 듯하다. 대형 방사포의 단점이다. 그럼에도, 이 방사포의 위협이 남다른 것은 기습적인 공격에 아주 용이하다는 것이다. 기습적으로 여러 발을 동시에 사격하고 정밀사격까지 가능하게 되면 그 효과가 훨씬 증가한다. 이러한 300㎜ 방사탄은 재래식이기는 하나 북한이 사거리를 연장시키고 정밀 사격을 향상시킴으로써 더욱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러한 방사포가 단순히 고폭탄 외에 화학탄이나 신경작용제와 같은 것을 사용하여 대량살상무기로 사용된다는 것은 또 하나의 공포이다. 핵무기에 준하는 이러한 무기는 북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쪽지역일수록 더욱 위협적이다. 즉, 이번에 봤듯이 240㎜와 300㎜를 혼합해서 사용하면 대비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공격적인 무기를 개발하는 북한의 활동에 대하여 관심 갖고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북한의 이번 ‘화력훈련’ 공개의 의도는 우리나라와 세계에 물리적 위협과 간접적인 협박을 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북한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북한과의 협상과 타협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300㎜ 방사 유도탄이 한반도내에서만 사용 가능한 사거리라는 점은 이것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란 걸 고려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북한의 위협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북한의 재래식 무기의 공격적인 타격능력의 향상은 북한의 핵무기와 더불어 우리가 직접적으로 대비해야 하며, 비핵화 못지않게 북한의 대량살상능력 제거를 요구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정착이 쉽지 않은 또 하나의 이유이다.

전인범 특수 및 지상작전 연구회 고문(전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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