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꽃가루 알레르기 나타나면 과일 먹을 때도 주의해야

▲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전유훈 교수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고 있지만 봄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이들이 있다. 바로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들이다.

아침ㆍ저녁으로 기온차가 심한 환절기가 되면 가뜩이나 예민한 코와 기관지를 가진 사람들은 자극을 많이 받아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특히 봄철 꽃가루는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 꽃가루알레르기가 있다면 꽃가루와 유사한 단백질구조를 갖고 있는 과일을 먹을 때도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을 겪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유훈 교수와 순천향대학교병원 공동연구팀은 자작나무 알레르기와 아토피피부염이 있는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186명을 조사한 결과 44%가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강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품은 사과, 키위, 복숭아, 파인애플 순으로 가장 많았고, 견과류와 채소도 있었다.

전 교수는 “구강알레르기증후군은 보통은 입 주변과 입안이 간지럽고 붓는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기침과 호흡곤란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하고 심하면 과민반응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를 일으킬 수 있다”며 “아이가 아토피피부염과 꽃가루알레르기가 있다면 혈액이나 피부반응 검사로 어떤 식품에 민감한지 확인하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은 후 원인식품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봄에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4, 5월에 꽃을 피우는 자작나무, 참나무, 소나무 같은 수목류다. 꽃가루는 오전 6~10시 사이에 가장 강하게 날린다. 때문에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 시간에는 되도록 창문을 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외출해야 하는 경우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하며, 외출 후에는 세수나 샤워를 해서 얼굴과 몸에 붙은 꽃가루, 미세먼지, 황사 등을 잘 제거해야 한다. 옷도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은 알레르기결막염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눈이 가렵고 눈물이 자꾸 나면서 눈 안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붉어진다. 계절에 상관없이 발생하는 통년성 알레르기결막염 보다는 봄?가을로 심해지는 계절성 알레르기결막염이 증상이 더 심하다. 봄철 각결막염은 눈부심과 통증까지 나타나며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내원해서 치료받아야 한다.

환절기가 되면 천식환자도 상태가 악화되기 쉽다. 갑자기 숨쉬기가 어렵고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리거나 발작적인 기침을 하면 천식의 급성악화를 의심해야 한다.

전 교수는 “호흡기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지 않으려면 코와 기도의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습도조절에 신경을 쓰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며 “아침ㆍ저녁으로 온도가 갑자기 떨어질 때는 장시간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피부에 보습제를 자주 바르고 양치질을 자주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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