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마수걸이 홈런ㆍ연속 경기 멀티히트로 활력 되찾아
원정경기 12연패의 지독한 부진에 빠진 프로야구 KT 위즈가 타선의 응집력 부족과 ‘장타 실종’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줄기 희망을 봤다.
KT는 지난 10일까지 홈 경기서 두 차례 위닝시리즈를 기록하며 4승을 거뒀지만 원정경기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낯가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평균자책점 5.20으로 8위에 머물러 있는 마운드의 허약함도 이유지만 그 보다 더 심각한 것은 타선이 예전과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까지 안타수 137개로 4위, 팀타율 0.250 5위에 올라있는 KT는 반면, 득점(48점)과 타점(47개), 장타율(0.292)에서 모두 최하위인 10위에 머물러 있다. 그만큼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 KT는 팀 홈런 206개를 쳐 SK 와이번스(233개)에 이어 2위에 오르며 막강 화력을 뽐냈었다. 9번 타자를 제외하곤 상ㆍ하위 가리지 않고 고르게 홈런타자가 분포해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던 ‘거포군단’이 불과 1년도 안돼 ‘소총부대’로 전락한 것이다.
그 중심에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있다. 지난해 4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장타력을 뽐냈던 로하스는 시즌 초반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지난 7일까지 14경기동안 단 한 개의 아치도 그리지 못했고, 타율도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본래 ‘슬로우 스타터’인 로하스지만 4번 중심타자인 그의 부진은 팀 성적 부진과 더불어 전체 타선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그랬던 그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지난 9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첫 대결에서 3회초 좌측 담장을 넘기는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로하스는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뒤, 다음날 경기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타율도 0.267로 올랐다.
이강철 KT 감독은 로하스가 시즌 첫 3안타 경기와 이틀 연속 멀티히트로 타격감을 끌어올림에 따라 황재균, 윤석민, 오태곤 등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의 타격감도 함께 살아나 전반적으로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길 기대하고 있다.
이 감독은 “로하스의 타격감이 살아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중심 타자로서 홈런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이 반갑다”면서 “마운드보다도 타선은 분위기와 연관이 있기 때문에 로하스 효과가 침체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화선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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