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나는 블랙리스트였다"

이정범 감독. '악질경찰' 스틸컷
이정범 감독. '악질경찰' 스틸컷

영화 ‘악질경찰’을 제작한 이정범 감독이 세월호 사건으로 정부 블랙리스트가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3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세월호 사건 당시를 회상했다.

김어준은 “세월호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상업영화가 없었다. 굳이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나머지가 구성된건지 영화를 구성하다 보니 세월호가 들어간건지 궁금하더라”고 물었다.

이정범 감독은 “그런 질문을 받을 때가 고통스럽다.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세월호를 쓴게 아니다. 그런 사고로 5년간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하고 마케팅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세월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내가 잘 한다고 믿었던 장르로 녹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논쟁이 될거라는 것도, 비판 받을 것도 알았다. 그게 두려워서 영화를 못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이야기를 하지 못하면 다음 영화로 넘어갈 수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른으로서의 책무다”고 덧붙였다.

이정범 감독은 “당시 단원고에 갔다 충격을 받았다. 교실 한 반의 아이들이 다 사라지고 없었다. 책상과 의사에 꽃과 종이학이 있었다. 그게 한교실이 아니었다.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걸 느꼈다. 그동안 뉴스에서 보던 것과 전혀 다른 것이었다. 당시에는 너무 멍했다”고 회상했다.

김어준이 “블랙리스트 감독 아니냐”고 말하자 이정범 감독은 “맞다. 그들의 정보력이 대단하다. 나는 그냥 광화문에서 사인 두번 했다. 분향소에 세번 정도 방문하고 방명록 작성한게 다인데. 나서서 사회적, 정치적으로 행동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악질경찰’은 온갖 비리를 저지르면서 뒷돈에만 관심 있는 악질경찰 조필호가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영화로 지난달 20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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