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바람불어 좋은 곳 ‘시흥갯골’

배우 송혜교, 박보검 주연의 tvN 드라마 ‘남자친구’가 브라운관을 뜨겁게 달구고 지난달 종영했다. 이 드라마 속 주인공인 정치인의 딸이자 재벌가 며느리 차수현(송혜교 분)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며 다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보지 못했다. 반면, 청년 김진혁(박보검 분)은 자유롭고 맑은 영혼을 지닌 채 평범한 일상 속 행복하게 사는 청년이다. 이들이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서로에게 몰입하며 각자의 삶을 뒤흔든다.

극중에서 두 주인공의 로맨스와 함께 인상깊었던 장면은 그 배경이 된 데이트 장소다. 바로 박보검이 속초로 떠나기 전 송혜교와 황금갈대밭에서 데이트를 아름답게 즐기던 곳인 내고장 시흥의 ‘갯골생태공원’이다. 굽이굽이 해안가, 수평선의 서해, 내륙 깊숙이 수로를 끼고 뱀이 기어가는 모양의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행성 내만갯골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시흥 갯골생태공원의 흔들전망대. 박보검은 이곳을 “바람불어 좋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는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들고나며 농게 등 갑각류와 다양한 종류의 철새를 만날 수 있다. 또 갯고랑 주변의 황금빛 갈대와 붉은빛의 칠면초, 회색빛 갯골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여기에 바람까지 불어주니 금상첨화의 풍광이 따로 없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특히 이런 유명세에 힘입어 이곳 생태공원에서 올가을(9월) 펼쳐지는 시흥갯골축제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2019년 문화관광축제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내외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콘텐츠 육성을 위해 매년 선정하고 있다. 시흥갯골축제는 지난 2017년 처음 문화관광축제 ‘유망축제’로 선정된 후 2년이라는 짧은 기간 만에 ‘우수축제’로 발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관광공사에서 홍보ㆍ마케팅을 지원하고, 1억 5천만 원 범위 내 정부예산이 지원된다.

시흥갯골축제는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을 배경으로 누구나 체험하고 즐기는 생태문화 예술축제다. 올해는 세상에서 가장 큰 생태예술놀이터라는 슬로건 하에 ‘자연 속 예술과 공연’과 ‘자연 속 생태예술체험’ 등 2가지 테마를 가지고 12가지 프로그램 존과 2가지 대표 프로그램을 알차게 기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흥갯골축제는 ‘차 없는 축제, 쓰레기 줄이는 축제’로 진행하며, 축제 장소인 갯골생태공원을 통해 생태보호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고취시켜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생태공원을 장애인ㆍ어르신ㆍ영유아 동반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불편이나 관광활동의 제약 없는 ‘장애물 없는 관광지’로 만들고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을 보강했다. 또 안내 팸플릿과 점자 가이드북 제작을 통해 이용에 편리성을 도모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장애인 주차장이나 보조이동수단 확충, 무장애동선 정비를 통해 관광약자들이 갯골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화장실 개보수, 샤워장 및 수유실 조성, 관광안내소 개보수, 열린 휴게실 조성 등 편의시설이나 체험시설도 마련하고 있다.

필자에게는 어린 시절 물레를 돌려가며 라면 6봉지를 벌고, 지렁이를 잡아 낚시꾼에게 1통에 500원을 받으며 팔고, 염전바닥에 타일을 깔아가며 경제활동에 나섰던 공간이다. 또 당시 염부어르신들은 소금 저장공간인 소금창고에 빈틈없이 소금을 채우고자 필사의 ‘쳐올리기’도 했던 장소다. 이 같은 갯골 과거사를 지금은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시흥 갯골축제이야기’로 나눈다.

시흥 갯골생태공원은 경기도의 대표적인 힐링공간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시흥시 민ㆍ관이 합심해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번 주말 가족과 함께 밀대를 밀고 소금성도 쌓아보는 것 어떨까. 연인이라면 자연이 키우고 시간이 빚어놓은 황금갈대밭의 송혜교ㆍ박보검이 돼 보는 것은 어떠한가.

안광률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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