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앙정부, 軍 훈련 중단 없도록 토대 마련해야

‘포천시 사격장 등 군관련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전철 7호선의 포천 연장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면제되지 않을 경우 관내 군부대의 상하수-분뇨-쓰레기 처리 등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군의 사격훈련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군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장비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이다. 포천지역에 위치한 사격훈련장은 우리 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여러 종류의 화포들이 실제훈련을 하는 중요한 훈련장이다. 자주포를 포함한 야포, 회전익 항공기(헬기) 그리고 고정익 항공기의 사격훈련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예를 들어 야포는 여러 명이 협력해서 사격하는 공용화기이다. 야포를 한번 사격하기 위해서는 각종 장비(포)를 점검하고 탄약을 준비해야 한다. 이러한 장비의 준비와 점검과 동시에 사격을 실시하는 인원들은 실제 사격을 하기 전에 비사격 훈련을 먼저 한다. 실제사격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둘째, 전투원의 장비에 대한 자신감을 갖기 위해서이다. 거대한 야포나 구조가 복잡한 항공기의 조작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전이나 기능 발휘에 불완전한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야포의 방아쇠를 당길 때 당당하게 힘껏 당기는 행동은 오로지 실제사격을 통해서만 얻어지고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거대한 자주포를 조종하는 조종수는 사격장으로 이동하고 복귀하는 과정 등을 통해서 소중한 조종 경험을 얻고 숙달한다. 이들을 지휘하는 포반장과 포대장이나 대대장 등 지휘관도 부하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과 포단위 또는 제대별 팀웍의 숙달 정도 등을 통해서 부대지휘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된다.

셋째, 악조건 하에서의 훈련에 대한 경험 축적이다. 영하 20도 이하의 추운 날씨나 영상 35도의 무더운 날씨에 장비의 기능과 성능, 운용능력은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전의 특성을 생각하면 대부분의 전투와 장비 조작은 야간에 흑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야간투시경을 착용하고 사격 절차를 숙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군인들도 춥거나 더운 날 힘들고 위험한 훈련을 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기에 추우나 더우나 밤이나 낮이나 국민의 안전과 나라의 안녕을 위해서 훈련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포천시민과 포천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70년간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일에 적극 협조하고 때로는 개인적인 불편과 재산권 활용에 희생을 감수해 온 포천 주민에게 감사해야 한다. 포천 지역 주민들은 그 동안 군의 훈련을 이해하고 부대와 상생하면서 지내왔다. 특히 야간 사격을 할 때는 포로 인한 소음과 가끔씩 발생하는 도비탄 등으로 인해 재산의 손실은 물론 주민들의 안전까지도 위협을 받으며 살아 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역 경제와 군부대만을 놓고 볼 때 전철 7호선이 연장되면 지역의 군인들이 가까운 지역 사회가 아닌 멀리 타 지역으로 외출이나 외박을 나갈 수 있게 되어 지역 경제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군부대와 지자체가 사전에 검토하고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중앙정부에서는 군 사격훈련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여 군이 마음 편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하고, 이에 따른 지역사회의 요구와 숙원을 적극 이해하고 받아들여 줘야 상생발전이 가능하다. 그러므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보장을 위한 군의 각종 사격훈련이 포천지역은 물론 필요한 지역에서 중단없이 계속될 수 있는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해 주는 정책의 발전을 기대한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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