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힌 경기도… 최악 미세먼지에 빼앗긴 일상

도내 주의보→경보 발령, 시민들 외출 자제
공사현장 작업시간 단축 등 안전관리 총력
수원·용인시청 등 ‘차량 2부제’ 안지켜 눈총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14일 경기·인천지역 곳곳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이 잇따랐다. (사진 왼쪽부터) 희뿌연 도심속에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서두르는 학생들. 미세먼지와 안개로 대부분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차량2부제 동참을 호소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수원시 팔달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 한편 환경부는 15일에도 경기·인천·서울 지역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김시범·전형민·조주현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14일 경기·인천지역 곳곳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시민들의 고통이 잇따랐다. (사진 왼쪽부터) 희뿌연 도심속에 마스크를 쓴 채 발걸음을 서두르는 학생들. 미세먼지와 안개로 대부분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인천 중구 연안여객터미널. 차량2부제 동참을 호소하며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수원시 팔달구청 환경위생과 직원들. 한편 환경부는 15일에도 경기·인천·서울 지역에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다고 밝혔다. 김시범·전형민·조주현기자

더이상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가 아니다. 눈앞에 훤히 보일 정도의 미세먼지가 경기도 전역을 뒤덮으면서 시민들의 일상이 점령당했다.

14일 경기도는 온종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이날 오전 11시 용인, 평택, 안성 등 도내 13개 시ㆍ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정오에는 전 시ㆍ군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다. 오후 3시께부터는 경기남부ㆍ중부권 16개 시ㆍ군에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됐으며, 오후 6시에는 경기북부, 오후 7시에는 경기동부권에 차례로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면서 도내 전역이 미세먼지ㆍ초미세먼지에 둘러싸여 하루를 보냈다.

눈앞을 가릴 정도의 미세먼지는 도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수원시 영통구의 한 오피스텔 공사현장에서는 작업 근로자들이 일제히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 사이 몇몇 근로자들은 ‘안전관리교육장’이라는 실내에서 물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 공사 현장은 평소보다 작업시간을 축소,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건강 및 안전관리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공사현장뿐만 아니라 주차 관리와 같은 야외 근로 현장도 마스크 보급 및 착용 교육, 휴식시간 증가, 단축 근무 등 근로자들의 안전관리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역력했다.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내려진 인천시의 시민들 역시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한창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피부에 가려움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인천시청 등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직장인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부모들은 아이를 어린이집 및 유치원에 보내야 할지 조차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옷을 다 입혀놓고 고민하다가 결국 등원을 취소했다”며 “내일(15일)도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가 발령된다고 하는데 야외활동을 계속할 수가 없어서 아이가 답답해 한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최악의 미세먼지는 실외는 물론 실내까지 덮쳤다.

직장인들은 출근길에 마신 미세먼지 탓에 회사 내에서도 하루 종일 기침을 해야 했고, 잠깐 외부라도 다녀오면 입안에 모래를 삼킨 듯 불편함이 느껴졌다. 특히 평택시청은 이날 본관 A 국장실에 설치된 공기청청기 미세먼지 농도는 300~500㎍/㎥ 의 수치를 보여 실외(165㎍/㎥) 보다 많게는 3배가량 나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평택시청은 내부 실내 공기가 외부보다 더 나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현재 고심 중이다.

실외는 물론 실내까지 점령한 미세먼지를 조금이나 피하기 위해 시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미세먼지 방지 마스크를 구매하는 데 열을 올렸다. 편의점 GS25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기능성 마스크 매출은 1월 첫 주에 비해 261%가량 증가했으며,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3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 역시 지난해 12월과 이달까지 황사·독감 마스크 판매가 전년에 비해 79%나 더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전역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뒤덮여 시민들이 고통을 받았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여전히 차량 2부제가 지켜지지 않았다.

이날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은 끝번호가 홀수인 차량은 운전할 수 없다. 그러나 수원시청 별관 지하주차장에는 차량 2부제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듯 차량 끝자리 번호가 홀수인 차량도, 짝수인 차량도 빼곡히 세워져 있었고, 공무원증을 착용한 한 공무원은 홀수 차량에 몸을 싣고 업무를 보러 이동하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용인시청에서도, 고양시청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 주의보 등이 발효되면 과도한 실외활동은 자제해야 한다”며 “15일 낮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공기 질도 점차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분간 건강관리에 유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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