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면에 신천지박물관 건립 허락해 달라”… 가평군에 2만개 민원편지 ‘폭탄’

발송인도 없이 같은 내용 담겨
직원들 분류작업에 업무 마비

신천지 박물관 건립 관련 가평군에 발송된 민원 편지봉투 다발의 모습.
신천지 박물관 건립 관련 가평군에 발송된 민원 편지봉투 다발의 모습.

가평군이 신천지 박물관 건립을 둘러싸고 한꺼번에 민원 편지봉투 2만여 건이 택배로 접수돼 사흘째 군정 마비사태를 초래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심지어 군청 각 부서별 팀장을 비롯한 직원들이 동원돼 민원 봉투를 하나 하나 뜯어 내용물을 분류하고 입력하는 작업 등으로 본연의 업무에 지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가평군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지난 24일 택배를 통해 2만여 통의 민원 서류 봉투가 군청에 전달됐다. 민원관련부서나 수취인이 명확하게 기재되지 않은 봉투는 단지 ‘가평군청‘ 또는 ‘가평군수’ 앞으로 기재돼 있었고 겉봉투에 기재된 발신자는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으로 표기돼 있는 등 동일 인물이 10여개 이상의 봉투를 발송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편지 내용은 ‘신천지 박물관 건립을 허락해 달라’는 내용의 글이며 한 사람이 같은 내용을 여러장 복사해 발송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청 직원들은 민원 봉투가 전달된 24일 이후 4일째 분류 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때아닌 고역을 치르고 있는 상태다.

시는 이처럼 민원 봉투가 한꺼번에 밀려된데는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지난 2월부터 관광지로 유명한 청평면에 신천지 박물관 건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역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데 따른 대응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민원부서 모 주무관은 “직원들이 본연의 업무보다는 며칠간 봉투 분류작업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보니 발송인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해도 너무 하다”며 “고의적 업무방해 의도가 짖다”고 말했다.

한편, 신천지는 지난 2월 청평면 소재 옛 제사(製絲) 공장부지 2만1천720㎡를 구입, 박물관 건립을 위해 군에 인·허가서류를 접수했고 현재 1차 보완요청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신천지반대투쟁범시민연대를 비롯한 가평군기독교연합회·천주교 소속 교인·신도들이 강하게 반발, 마찰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가평=고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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