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 설악면 미원초 장락분교 이창용 교사, 발명서 공예까지… 산골학교 ‘팔방미남 선생님’

‘교육품앗이’ 학습효과↑… 글씨교정기 등 특허·실용신안 등록
도자기교실 열어 평생교육 실현, 작품전시·팬플루트 연주회도

산골마을 초등학교 분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주민에게 자신이 가진 모든 재능을 기부하고 있는 교사가 있다. 가평군 설악면 미원초등학교 장락분교에서 근무하는 이창용 교사(49)가 그 주인공이다. 장락분교는 10명의 학생과 5명의 교사가 전부인 산골학교다.

춘천교육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이 교사는 지난 1995년 교직에 입문했다. 첫 발령지인 북천초등학교에서 발명이 진로와 직업교육의 기초라는 생각에 발명반을 신설, 영재 아이들을 위한 컴퓨터 활용과 발명 지도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특히 2003년에는 고유 미풍양속인 품앗이를 고찰, ‘품(노동)+앗이(교환유익)’ 원리를 교육현장에 최초로 적용했다. 그는 교육품앗이 개념을 지식의 품앗이, 정서의 품앗이, 전통품앗이를 합쳐 ‘삼앗’이라는 용어를 창안했다. 이는 배움 중심 수업인 단계별 품앗이 실천을 통해 학습효과를 배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또 대학시절 부전공한 도자공예와 팬플루트이라는 악기를 능숙하게 다뤄 학생을 비롯해 학부모, 교직원에게 직업ㆍ진로교육의 시각을 넓혔으며, 교육현장에서 사진을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진창작활동 교사연수에 강사로도 활동했다.

2009년 포천 영평초등학교로 부임한 이 교사는 교육품앗이 개념을 석사논문으로 발표하고 수업에 활용하는가 하면 동료 교사들에게 새로운 수업모형을 전파했다. 또 학생들의 바른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글씨교정기를 개발해 특허출원하는 등 3건의 특허와 4건의 실용신안등록 등 지적재산을 보유, 노력하고 개발하는 교사로 정평이 나 있다.

이 교사는 부부교사다. 평교사 때 작은 시골마을 분교 근무가 꿈이었던 이 교사는 지난 3월 가평교육지원청으로 발령과 함께 설악면 미원초 장락분교로 발령받았고, 부인은 북면 목동초 명지분교 근무를 지원했다. 현재 이 교사 부부는 가평군 북쪽 끝 마을 명지분교와 남쪽 끝 마을 장락분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교생이 10명인 장락분교에서 이 교사를 비롯한 5명의 교사는 장락분교를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이 교사는 부임하자마자 학생 수를 늘리고 특별한 학교 분위기 조성을 위해 본인의 특기를 살린 도자기교실과 모든 학생이 팬플루트을 연주할 수 있는 학교로 만들었다.

특히 평생교육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도자기교실은 전교생과 주민 등 모두 26명이 등록해 배우고 있으나 도자기를 구워낼 가마가 없어 어려움을 겼었다.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미원초 김명희 교장의 도움으로 전국 최초로 학교에 도자기 소성 가마가 설치됐다.

본격적으로 배움에 들어간 이 교사와 수강생들은 지난 10월 서울~양양고속도로 가평휴게소에서 작품전시회와 함께 팬플루트 연주회를 열었다. 또 11월 말에는 일주일간 이화여대 도예과를 졸업한  성현주 대표가 운영하는 까사델까미노에서 200여 점의 소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수강생들을 전시회에서 판매한 수익을 모두 학교발전기금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가평=고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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