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8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대형 마트와 서점, 카페들은 크리스마스 장식과 노래들로 송년의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봄날의 참을 수 없었던 미세먼지와 40도가 넘는 폭염으로 고생했던 여름, 짧지만 아름다웠던 가을을 보내고 내년을 맞이해야 하는 12월이 코앞이다.
2018년은 문재인 정부의 통치철학을 국민에게 확실히 전달하는 시간이었다.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2년 연속 두 자릿수 최저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사상 최초로 10%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과열현상과 9ㆍ13 부동산 대책 등 일련의 정책추진과 이에 대한 직간접적 시장의 반응은 우리 경제ㆍ산업ㆍ노동계에 큰 영향을 미치며 ‘불안한 성장 구조’를 보이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다가오는 새해의 경제를 전망한다. 최근(11월)에 세계통화기금(IMF)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8~2019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와 비슷하게 3.7%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은 올해와 비슷하게 4.7%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나 선진국은 올해보다 0.3% 낮은 2.1%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17년 3.1%, 2018년 2.8%에서 2019년 2.6%로 지속 하향세로 전망되고 있어서 가슴이 답답하다. 국내의 경제연구소들은 브렉시트(Brexit), 유가 상승, 미중 무역마찰, 선진국의 금리 인상, 유럽의 양적완화 등으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5% 수준에 머무를 것이며 내년에는 이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우리경제에 대해서도 IMF에서의 전망과 유사하게 2% 중반대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한다.
2019년 국내 경제전망보고서들을 보면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증가율, 소비자물가 등 거의 모든 경제지표에서 마이너스 폭 확대, 증가율 둔화, 축소 등 암울한 용어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러한 전망들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가올 힘든 시기를 잘 대비해서 부정적 파장을 줄이라는 신호이다.
2019년에 국내 노동환경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은 ‘과학기술기반의 혁신(革新)’ 뿐이다. 먼저, 기업과 근로자 모두 생산성을 높이는 혁신을 해야 한다. 기업은 업무프로세스와 생산 공정의 자동화, 지능정보화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근로자들은 업무시간에 집중하고 창의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둘째, 공공부문과 기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연구개발에 투자하여야 한다. 정부는 기초·원천기술, 국방·우주·항공과 같은 거대과학, 공공기술 및 중소기업 지원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업들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한 제품개발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셋째,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신산업을 육성하고 창업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이때 충분한 현장경험과 기술력을 가진 창업자가 지속 가능한 기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수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교육환경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재의 낮은 출산율은 우리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위협이다. 감소하는 인구를 늘리려면 아이를 낳고 키우고 싶은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산업과 교육현장에서 전면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가능해질 것이다. 2019년은 노동, 산업,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만이 살길이다.
이연희 道경제과학진흥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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