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자체도 공작물이고, 맨홀의 점유는 통상 그 용도에 따라 이를 설치한 설치주체가 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한바, 결국 그 소유자가 점유도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상·하수도맨홀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가, 체신맨홀은 국가가, 통신맨홀은 통신회사가 각 점유 및 소유를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맨홀의 뚜껑이 열린 채로 방치되어 있다면 이는 맨홀의 보존상 하자가 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 하자가 인정될 경우 맨홀의 점유 및 소유주체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한편, 도로는 공공의 영조물인바, 그 설치 및 관리 주체가 국가, 지자체 또는 민간회사 등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맨홀은 도로의 일부를 점유하여 설치되므로, 맨홀 자체에 보존상 하자가 있다면, 이는 해당 부분 도로 자체에 그 관리상 하자가 있는 경우로도 될 것이다. 따라서, 그 경우 맨홀의 점유 및 소유 주체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도로의 관리주체에 대하여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책임자가 다를 경우 그들 사이의 관계는 부진정연대채무관계라고 보여진다.
도로의 설치 또는 관리·보존상의 하자는 도로의 위치, 구조, 교통량, 교통 사정 등 이용 상황과 본래의 이용 목적 등 제반 사정과 물적결함의 위치, 형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바, 최근 하급심 판결에 의하면, 야간에 자전거로 도로를 지나가다 도로 갓길의 뚜껑 없는 맨홀에 빠져 상해를 입은 경우, 도로 갓길은 원칙적으로 자전거가 다니는 부분은 아니나, 야간이나 차량이 옆으로 지나는 경우 등에는 자전거가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서 이탈하여 갓길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아, 위와 같은 맨홀 상태는 도로의 관리·보존상의 하자라고 하여 지자체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를 인용하였다.
임한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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