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은 1920년 조선체육회 주최 야구경기로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1945년 조선종합경기대회라는 이름으로 남북한 모두 참가했고, 1947년 전국체육대회로 개칭됐다. 한국전쟁 중에도 서울과 광주에서 명맥을 이었고, 근대매스게임이 최초로 도입된 1957년은 전국체전 지방순회의 효시가 됐다. 이 같은 지방순회 개최는 지방 체육발전에도 큰 기여를 해왔다.
이번 전국체전에 경기도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여 동안 3차에 걸친 대표 선발과정을 통해 최정예 선수와 팀을 구성하고 선수와 임원 등 2천 83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대회 초반부터 경기도는 유도 정보경 선수의 금빛 업어치기, 부상을 딛고 금메달을 번쩍 들어 올린 역도의 이슬기 선수, 한국 수영의 간판인 박태환 선수가 금빛 물살을 가르는 등 정상 수성을 위한 투혼을 발휘했다.
특히 대회기간 중 경기체고가 체조 여자고등부서 전 종목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지난 14일 전주화산체육관에서 올해 첫 출전인 엄도현이 4관왕의 영예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빛낸 체조요정 여서정이 처음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남다른 기량으로 3관왕을 각각 거머쥐며 개인종합 및 단체전, 종목별 경기인 4개 종목까지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경기체고가 금메달을 모두 가져간 것은 전국체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대회 종합결과로도 증명됐다. 경기도는 육상에서 27년 연속 종목 우승의 대기록을 세우고, 유도 20년 연속 종목우승, 볼링 5년 연속우승, 펜싱·체조 4년 연속우승 등 ‘영원한 라이벌이자 16연패 기록’의 서울과 개최지 전북에 앞서 역대 최다 연패 신기록인 종합우승 17연패의 금자탑을 달성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전국체전을 기반으로 아시안게임,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대한민국 스포츠 위상을 높이는데 일익을 담당하며 국내 엘리트 체육의 주축 역할을 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경기도 체육이 대한민국 스포츠를 떠받치고 있는 근간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도는 체육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 학교체육과 엘리트 체육 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함은 물론, 박태환이나 김연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체육 꿈나무 발굴과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머리를 맞대고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주목할 것이 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10·4 공동선언 기념행사로 방북 당시, 전국체전 100주년 되는 내년에 북한이 참여할 수 있도록 김일국 북한 체육상에게 제안했다는 사실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 구성, 연이은 남북·북미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평화의 훈풍이 불어오고 있는 이 시점에,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 같은 평화 분위기를 타고 내년 개최되는 100회 전국체전은 남북한이 체육으로 하나 되는 새로운 역사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그 중심에 한반도 평화의 중심 지자체인 경기도가 있다.
경기도는 DMZ평화마라톤 등 다채로운 평화문화행사를 통해 평화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야 한다. 앞으로 경기도에서 개최될 ‘전국체전’은 경기도의 일원인 개성에서 열려 남북한이 평화와 열정을 다지는 뜻깊은 대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김봉균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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