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식 농로 강제폐쇄 세종대왕릉 정비사업 공사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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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오후 3시께 여주시 능서면 세종대왕릉 주차장 인근 김진배씨가 농지에서 벼 수확을 마치고 세종대왕릉 정비사업으로 가로막힌 농로를 탈출하기 위해 중장비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막가파식으로 농로를 폐쇄하고 농기계 등을 어떻게 출입하라는 겁니까?”

 

18일 오후 3시께 여주시 능서면 세종대왕릉 정비사업 공사현장 인근 농지에서 벼 수확에 나선 농민 김진배씨(62)는 오전부터 벼 베는 농기계(콤바인)로 벼 수확을 해 1t트럭으로 벼를 운반하려고 했으나 세종대왕릉 정비사업 공사현장에서 멈춰서야 했다. 정비공사를 진행하면서 업체측이 기존에 사용했던 도로를 폐쇄시키고 언덕을 높게 만들어 자동차 진출입을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세종대왕유적관리소 정비공사를 진행하면서 농사일을 하는데 정말 불편하고 안전에도 문제가 많다”며 문화재청과 시공사 측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지난 2014년부터 내년 말까지 6년간 총 288억 원을 들여 ‘영릉(英陵)과 영릉(寧陵)’ 유적종합정비사업을 1·2단계로 나눠 진행 중이다.

 

유적 종합정비사업은 1970년대 성역화 사업 당시 현대식으로 정비되었던 것을 조선왕릉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따라 조선왕릉 능제에 맞게 복원하는 사업이다.

 

1단계 사업은 능제 복원을 위한 사전 공사인 세종대왕역사전시관 건립, 효종대왕릉의 매표소와 주차장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단계 사업은 세종대왕 재실 복원, 광장과 주차장 철거·정비, 참도(參道) 복구와 연지 복원 등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현재 2단계 정비사업을 진행하면서 신설된 세종대왕릉 주차장 인근 농지의 진출입로를 강제 폐쇄한 뒤 공사장 안전펜스로 가로막아 영농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고 농민들은 주장한다.

 

이와 관련 세종대왕릉 유적관리소 관계자는 “주민들의 농사 경영에 불편함이 없도록 대체도로 등을 조치할 것을 시공사 측에 통보했다”면서 “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영농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공사장 주변의 안전관리에도 빈틈없이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2단계 시공을 맡은 세헌건설 관계자는 “공사현장 주변 여건상 공사 편의를 위해 불가피하게 농로를 높이게 됐다”면서 “농민과 봄부터 여러번 협의했으나 공사장 안전시설물을 마음대로 없애는 등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여주=류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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