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 97㎏급 金 조효철 ‘인간승리 드라마’

▲ 지난 22일 열린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kg급에서 붕대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조효철이 부인과 딸을 바라보며 감격해 하고 있다. 왼쪽은 부천시청 윤창희 감독.연합뉴스
▲ 지난 22일 열린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kg급에서 붕대투혼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획득한 조효철이 부인과 딸을 바라보며 감격해 하고 있다. 왼쪽은 부천시청 윤창희 감독.연합뉴스

22일 밤(한국시간) 열린 제18회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97㎏급 결승에서 디 샤오(중국)에 역전승을 거두고 ‘깜짝 금메달’을 획득한 늦깎이 태극전사 조효철(32ㆍ부천시청)의 우승은 한마디로 인간승리 드라마다.

 

이날 조효철은 에코브 우수르(카자흐스탄)와의 8강전 경기 도중 왼쪽 누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개의치 않고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승승장구해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서 선취 점을 올리고도 디 샤오에 연속 2점 씩을 내주며 1대4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특유의 전광석화 같은 엉치걸이로 단숨에 4점을 뽑아 재역전승을 거뒀다.

 

조효철은 20년 레슬링 인생동안 지난 2009년 잠시 태극마크를 달았을 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 출전 경력이 거의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부천시청에 입단 ‘명장’ 윤창희 감독을 만나면서 마지막 불꽃을 살려냈고, 마침내 태극마크를 되찾아 사실상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다.

 

그는 이날 금메달을 따내기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젊은 후배 선수들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며 훈련을 쌓았다. 세살배기 딸 서윤 양에게 자랑스러운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대로 이날 부모님과 아내 김영진 씨, 딸 서윤이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물겨운 붕대투혼을 발휘하며 생애 첫 국제대회 메달, 그것도 금빛 찬란한 메달을 목에 걸고 당당히 가족 앞에 섰다.

 

경기 뒤 조효철은 “재역전을 한 뒤 1분이 1시간 처럼 길게 느껴졌지만 오직 가족만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윤창희 부천시청 감독은 “(효철이가) 팀내 최고참이지만 항상 묵묵히 솔선수범 하는 선수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왔다”면서 “부상의 악조건을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값진 금메달을 따낸 것이 정말 대견하고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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