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린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의 주도하에 개발된 아이폰은 소비자들을 매료시켰고, 전 세계 시장을 강타했다. 한동안 아이폰은 스마트폰에서 최고의 혁신 제품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현재 애플의 아이폰은 ‘혁신의 고전’이 되고 있다. 한국의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피나는 노력 끝에 아이폰과 대등한 수준의 혁신성을 보여주며 세계 시장점유율을 앞서 가기도 했다.
이제 스마트폰의 경쟁은 치열해 중국의 샤오미 등 제2의, 제3의 혁신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혁신을 촉진했고, ‘혁신에 혁신’하는 기업들이 새롭게 등장하는 혁신 경쟁을 가속했다. 애플은 혁신의 추격자라 할 수 있는 한국의 삼성을 두려워하고 있고, 삼성은 현재 중국의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 같은 세계 스마트폰의 혁신 경쟁 사례는 경쟁사와 다르게 누가 더 혁신성을 잘 구현하고, 가격과 품질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최고의 제품으로 인정받는가에 따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혁신에 혁신을 더한 또 다른 혁신성에 따라 혁신성장의 과실을 누가 더 가져갈 수 있는지를 매우 잘 설명해준 사례기도 하다.
이렇게 혁신은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 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이 혁신을 추구하고 성과를 내면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을 이끄는 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현재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고용 등에서 호조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가 애플과 같은 혁신 기업들이 다수 등장하며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한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혁신성장은 “일자리 창출력이 높은 중소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4차 산업혁명 대응과 개방 확대로 생산성 중심 경제로 전환”하겠다는 모토를 갖고 있다. ‘중소기업 성장 동력화’, ‘4차 산업혁명’, ‘전략적 해외진출’이 혁신성장의 키워드다. 정부는 혁신성장에서 중소기업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 경제 이론과 현실에 근거한다.
첫째, 중소기업 기업가는 대기업보다 비교적 빠르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내리며, 환경변화에 신속히 적응할 수 있기에 혁신적으로 새로운 사업과 비즈니스를 전개한다. 이의 사례로 벤처 기업, 혁신형 중소기업 등이 있다.
둘째, 중소기업들은 치열한 시장 경쟁의 메커니즘에 노출된 기업이다. 중소기업들은 치열하게 가격, 비가격경쟁을 거쳐 존속 혹은 도태되는 기업들이다. 중소기업들은 끊임없이 시장 경쟁을 하여야 하기에 혁신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
셋째, 창업은 기업가 정신과 혁신성에 기반을 둬 이뤄지고, 창업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창업 후 혁신적으로 성장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창업 중소기업의 성장은 고용 창출 등 우리 경제에 활력을 제고시켜 국민 경제에 이바지하게 된다.
이외에도 중소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재화와 용역을 제공하고, 시장 경쟁의 촉진자로서 독점적 이익과 독점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저지하는 역할을 하며, 중소기업은 지리적으로 분산돼 있어 지역 경제에 이바지하는 등 중소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은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대기업은 대량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는 규모의 경제, 거대 장치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 우수한 인ㆍ물적 자원의 보유로 차세대 산업을 리딩할 수 있는 역량의 보유, 수출 등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에서 탁월해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기업의 참여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혁신성장 내에서 ‘4차 산업혁명’과 ‘전략적 해외진출’은 대기업이 잘할 수 있는 분야로 판단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이들 분야에서 상생협력을 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일부 경제 연구소에서는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지 않고 있다. 혁신성장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모두 참여, 함께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혁신성장을 위해 기업들의 경영상 애로는 무엇이고, 풀어야 할 규제는 무엇인지 등 기업들에 다가가 이들과 함께 정책 혁신을 이룰 필요가 있다.
이정섭 중소기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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