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정동균 신임 군수가 취임한 지 20일째 되는 양평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군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군수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형식 파괴와 경기도와 국회를 넘나드는 광폭 행보 때문이다.
정 군수는 취임 후 관례로 시행해온 집무실 인테리어 공사를 생략하고 청소를 하는 것으로 대체했다. 종전의 다소 권위적이던 군수의 책상과 타원형 테이블을 치우고 실무적인 책상과 회의용 탁자와 의자로 바꿨다. 회의 때는 종전 관례대로 서열대로 앉던 지정석이 없다. 회의 때 군수가 앉는 자리도 직사각형 테이블에서 전체 참석자를 2열 종대로 굽어볼 수 있는 상석을 비워두고 참석자와 나란히 앉는다.
정 군수 집무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벽에 걸려 있는 공무원 직위표다. 군수가 맨 위에 있던 피라미드형 구조가 아니라, 군수가 맨 밑에 있는 역피라미드형이다. 그는 “선거에서 한 번 이겼다고, 1천500여 명이나 되는 공무원들의 맨 꼭대기에 제가 올라가는 건 아니다 싶어 뒤집었다”고 말했다.
정 군수의 ‘들기름 로비’로 지칭되는 대외 행보도 관심거리다. 그는 지난 17일 경기도청과 도의회를 방문한 데 이어 18일에는 국회를 방문해 10여 명의 의원을 만났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하자마자 들기름을 들고 국회를 찾은 것이다. 정 군수가 만난 의원들은 안민석 문화체육위원장, 인재근 행안위원장, 이원욱 의원(기재위), 김영진 의원(국토위) 등 양평군의 숙원사업 해결에 도움이 될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만났다. 정 군수는 의원들에게 “양평에서 오늘 아침에 짠 유기농 들기름을 가져왔다”며 들기름을 선물로 내놓고는 양평에 필요한 예산편성에 의원들의 지원을 당부했다.
이전 군수들과 비교되는 정 군수의 파격 행보에 대해 공무원 사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소탈한 이미지가 긍정적이지만 고위직에게는 생소한 모습이 불편한 점도 있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이러한 파격이 일시적인 제스처에 그치지 않고 초지일관할 수 있느냐에 따라 공무원들이 호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군수의 ‘들기름 로비’에 대해서는 군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주민 A씨는 “과거에 군수가 4년간 만날 의원들을 정 군수가 하루에 만난 셈이다. 양평발전을 위해 대외활동에 더욱 많은 시간을 할애했으면 좋겠다”고 반겼다.
양평=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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