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경제] 성공하는 나라의 두 가지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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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캠페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국정 기조에 따라 국제관계에서 미국우선주의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집권 2기를 맞은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꿈꾸면서 강력한 리더십으로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반세계화’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반덤핑 등 보호무역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중국제품 700여 개의 항목에 추가 25% 관세를 부가하고, 이에 대한 중국의 대응(미국 수입품에 25% 관세 부과)에 대해 추가관세 품목을 대폭 확대 발표하기도 했다. 또 자국민의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멕시코 장벽’을 설치할 예정이며, 이슬람 6개국 국민 입국금지 행정명령을 발표하는 등 이민 규제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시진핑 정부는 그동안 집착하던 경제성장률보다 구조조정과 개혁, 부정부패 척결,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중국 경제의 안정화와 성장을 기하는 경제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회의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통칭)에서 ‘안정 속 질적 성장’과 ‘재정의 효율성 증대’를 강조함으로써 확인됐다. 즉 무리한 재정투자를 통해 수출과 성장을 꾀하는 것이 아니라 내수시장을 키워 수출시장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마찰이 계속된다면 자유무역과 시장개방이라는 최근의 세계경제 질서에 미치는 파문이 클 것이 우려된다. 일찍이 토머스 프리드먼은 그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 디지털 시대의 ‘성공하는 국가들의 아홉 가지 습관’을 이야기한 바 있다. 최근 미중 무역마찰을 보면서 이 가운데 두 가지 습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하나는 ‘외적으로 개방하는 습관이 있는 나라’다. 세계화 시대 경제성장의 핵심은 지식과 정보인데 경제를 폐쇄적으로 운영하게 되면 세계의 우수한 두뇌와 기술로부터 스스로 단절시켜 뒤처지게 된다. 개방적이며 창의적, 다변화된 사회가 세계화 시대를 잘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단기적 이익을 위해 지식과 정보의 흐름을 차단한 결과는 그들의 후대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 분명하다.

 

다른 하나는 ‘내적으로 개방하는 습관이 있는 나라’다. 국가 내부적으로 효율적이고 투명하며 정직한 사법시스템이 작동돼야 외국 자본이 들어오고 장기적으로 체류해 경제성장에 기반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구조조정과 개혁, 부정부패를 척결하겠다는 의지는 그들의 내적 개방성을 강화시켜 줄 것이다.

 

대한민국은 성공하는 습관을 가진 나라인가. 우리나라는 1980년대 이후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려는 국민의 노력으로 내적으로 개방적인 사회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또 지난 50년간 수출 중심의 산업정책으로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해왔다는 측면에서 외적으로 개방하는 습관도 갖고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난민 수용’의 문제도 전 국민이 지혜를 모아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바다.

 

이연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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