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은 국회의원 중에서 국회의 의결로 지명된다. 수상의 재선이 금지되어 있지 않으므로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수상 지명을 계속 받을 수만 있다면, 수상의 임기는 무제한이라고 할 수 있다. 단 수상은 여당 총재(대표, 당수)의 지위를 전제로 해 여당의원들의 신임을 받아야 하므로, 여당의 내규로 당 총재의 임기제한이 있는 경우 여당 내 당 총재의 임기제한 규정이 수상의 최대임기를 결정하게 된다.
아베 수상이 언제까지 집권할 수 있을지는 결국 자민당의 당 규칙에 있어서 당 총재 임기를 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본래 자민당의 당 규칙에서는 당 총재의 연속 3선을 금지하고 있었다. 2012년 12월에 자민당 총재가 된 아베 수상은 2015년 9월에 재선되었으며, 당 총재의 남은 임기는 2018년 9월 말에 만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자민당은 지난해 3월5일 당 총재임기 제한에 대한 당 규칙을 기존 ‘연속 2기 6년’에서 ‘연속 3기 9년’으로 연장할 것을 결정했다.
아베 수상은 2012년 12월 집권 이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지만, 모리토모 학원 등에 관한 스캔들 등의 영향으로 지지율이 저하 경향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아베 수상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2018년 7월 NHK 여론조사에 의하면 4개월 만에 아베 수상을 지지하는 비율(44%)이 지지하지 않는 비율(39%)보다 높아졌다. 또한 아직 자민당 내에 아베 수상에 대항할 유력한 대항마가 없는 실정이다.
즉 아베 수상이 자민당 총재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아베 수상이 당 총재 3선에 성공한다면, 최대 2021년까지 아베 내각이 유지돼 아베 수상은 전전을 포함해 역대 최장기 재임기간을 기록할 가능성도 커진다. 한국 입장에서는 아베 내각의 교체 가능성에도 일정 부분 대비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아베 내각의 존속을 전제로 대일 외교정책 및 경제정책을 구상하는 것이 타당하다.
아베 내각이 계속 유지되는 한 아베 수상이 추진해온 경제정책(이른바 ‘아베노믹스’)의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하에서 일본은행은 향후에도 ‘대규모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본적으로 엔저를 유도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아베 수상은 당 총재 3선에 성공하면 ‘헌법개정’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 대한 외교정책 기조도 큰 틀에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베 내각이 교체된다면 일본의 경제정책 및 외교정책 기조가 일정 수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단 아베 내각이 끝나도 2021년경까지는 자민당 정권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므로, 향후에 일본의 정책기조가 획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박성빈 아주대 국제학부장·일본정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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