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씨(53ㆍ여)는 1년 전부터 목 뒤와 옆쪽에 통증을 앓고 있었다. 긴장하거나 잠을 잘자지 못한 날은 통증이 더했지만, ‘스트레스 때문이겠지’하는 마음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최근 부쩍 심해지는 통증과, 가족들로부터 “고개가 돌아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어 병원을 찾았다.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한 결과, ‘사경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육긴장이상증’으로도 불리는 사경증은 목 근육이 경직되고 수축과 긴장이 조절되지 않아, 목의 중심이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거나 위치가 바뀌게 되는 질병이다. 대개 40~60대에서 발병하고,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정확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뇌의 깊은 부위에 있는 뇌기저핵과 소뇌연결로에 이상이 있어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소아의 경우 뇌질환에 의한 이차성 원인을 찾고 있으며, 일부의 경우 가족력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고, 근육이 수축되는 부위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턱이 가슴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전경증(anterocollis), 귀가 어깨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외측기울증(laterocollis), 턱이 들리면서 목이 뒤로 기울어지 것을 후경증(retrocollis)이라 한다.
통증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을 잘 못자면 일시적으로 악화되고, 근육수축이 반복되거나 수축으로 인한 목 떨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이하게도 머리 뒷부분을 벽에 대거나 손으로 뺨 턱 이마부위를 만지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다.
근육긴장이상증은 일시적으로 없어지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수일에서 수년 후에는 재발한다. 경부 근육긴장이상증이 진행된 경우에는 척추관절염, 경부신경압박, 경추신경관 협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근육긴장이상증 목 이외에도 눈, 얼굴, 손, 발에도 발생한다.
눈꺼풀 수축으로 인해 눈꺼풀이 떨리고 수초 동안 눈이 감기는 증상을 보이거나, 얼굴 근육 긴장도가 증가하면서 얼굴이 자주 찡그려 지기도 한다. 또 손이나 팔에 근긴장이 초래돼 물건을 쥐고 있다가 떨어뜨리고, 글을 쓰는 것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다. 걸을 때 발 모양이 꼬이거나 까치발로 걷기도 한다.
치료는 목을 비롯해 해당 부위에 대한 물리치료 및 통증완화치료를 진행한다. 주로 약물 치료, 보톡스 주사 치료, 수술 치료까지 환자의 증상에 따라 시행한다. 초기에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는 약물과 보톡스 주사 치료를 시행한지만, 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편이다.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로, 대표적인 수술법은 뇌심부자극술(DBS, deep brain stimulation)이다. 뇌의 특정 부위에 전기자극을 가하는 미세한 전극을 이식하고 환자의 증상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전문의와의 긴밀한 상의를 통해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관계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사경증을 진단받은 환자는 2013년 2만8천여명에서 2016년 3만3천여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장기간 목 통증을 앓고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시연기자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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