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스 安全’ 앞에서는 고지식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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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인 30℃ 가까이 오르는 초여름 더위와 함께 시원한 물놀이와 캠핑 등 야외활동이 기대되는 여름철이 다가왔다. 요즘 주말을 이용해 답답한 빌딩 숲을 벗어나 층간소음 걱정 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가족단위 캠핑활동도 증가하고 있다.

신나는 야외활동 중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보글보글 끓인 라면으로 출출함을 달래고, 식후 커피 한 잔을 나누는 여유는 야외활동의 백미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사용이 편리한 만큼 활용 장소도 다양하다. 캠핑장, 낚시터, 대학 축제장과 같은 야외뿐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음식점 등 실내에서도 다양하고 빈번하게 사용돼 일상생활에 편리함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뜻밖에도 휴대용 가스레인지나 부탄캔 관련 사고가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은 대부분 사용자의 취급 부주의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자아낸다.

 

한국가스안전공사의 가스사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전국적으로 부탄캔과 휴대용 가스레인지 관련 사고는 총 15건 발생해 2016년(18건) 대비 16.6% 감소했다. 반면, 이로 인한 인명피해는 2016년 13명에서 2017년 24명으로 84%나 급증했다. 이는 사고 건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단 한 건의 사고라도 인명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과 사용자 안전확보를 위해 평상시 가스기기 안전 사용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케 해준다.

 

휴대용 가스레인지와 부탄캔 안전사용 요령이 있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부탄캔 장착 시 홈이 잘 맞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결착장치 누르지 않기 △삼발이보다 큰 조리기구나 알루미늄 포일 사용하지 않기 △휴대용가스레인지나 부탄캔을 화기 가까이 두지 않기 △부탄캔 가열 금지 △쓰고 남은 부탄캔은 캡을 씌워 서늘한 곳에 별도 보관하고, 다 쓴 용기는 구멍을 뚫어 잔가스 제거 후 버리기 △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사용하기 △휴대용 가스레인지 구매 시 국가통합인증마크(KC) 제품 구매 및 오래된 제품 새 제품으로 교체하기 등이다.

 

이 같은 주의를 지키지 않아 2015년 서울 중구의 한 피해자는 부탄캔을 오장착한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결착시도를 하던 중 부탄캔이 파열돼 왼쪽 검지 첫째 마디가 파편에 의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또 2012년 서울의 한 대학교 축제장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 위에 알루미늄 포일을 감은 석쇠(조리기구)를 올려놓고 닭꼬치 요리를 하던 중 연소열이 버너의 아래 방향으로 전달되면서 복사열 때문에 부탄캔이 파열된 사례도 있다.

 

현대인에게 ‘융통성’과 ‘유연한 사고’는 창의성을 발현하는 데 매우 필요한 요소이나 안전(安全) 문제 앞에서 융통성과 유연한 사고는 불행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공간 절약을 위해 부탄캔을 넣어둔 채로 휴대용 가스레인지 여러 개를 차곡차곡 쌓아서 보관하거나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여러 개 나란히 붙여서 사용하고, 추운 겨울에 부탄캔을 녹이겠다고 따뜻한 물에 넣고 데우는 행위 등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나는 괜찮을 거야’, ‘이번엔 괜찮을 거야’라는 무한 긍정의 사고방식은 안전 앞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가스안전 앞에서는 융통성과 유연한 사고의 소유자 대신 ‘고지식한 원칙주의자’가 되어보자.

 

이연재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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