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성 ‘깨우동’은 혁신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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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가족과 함께 동남아시아 어느 곳에 여행을 하며 새벽 운동을 하던 중 문득 그곳 원주민들의 이면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호텔을 벗어나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며 마을에 들어갔다. 그러나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환경과 대조적으로 입구에서부터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 더미를 피해서 다녀야만 했다. 

마주치는 이방인 남자들은 대부분 상의를 벗고 다녔으며 또한 사람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나는 다시 그 마을을 지나서 운동할 수가 없었다. 결국, 호텔로 되돌아오며 열악한 환경을 바꾸며 관광객들에게 좀 더 좋은 마을의 이미지를 보여주지 하는 생각과 왜 삶을 저렇게 살아야 하나 라는 생각을 했다.

 

요즘 나는 간혹 시골길과 농촌마을, 외국인들이 기거하는 면 소재기 마을을 걷다 보면 그때 동남아 여행에서 받은 원주민들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주인 의식이 없는 원주민들은 나름 그 문화에 맞춰 살겠지라며 마을을 깨끗하게 했으면 하는 아쉬움 속에 그 여행에 대한 추억을 더듬게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동남아 여행에서 받은 이미지를 탈바꿈시키듯 행정기관이 아닌 경기 남부경찰청의 프로젝트가 나를 놀라게 했다. 그것은 바로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동네를 만들자는 ‘깨우동’ 운동이다.

 

지난 4월20일부터 경찰이 ‘깨우동’을 시행했는데 여기에 자율방범대와 녹색 어머니회가 범죄를 사전에 막고 깨끗한 동네를 만들고자 동참했다. 또한, 학생들의 참여가 줄줄이 이어지는 등 그야말로 ‘깨우동’의 프로젝트는 경찰뿐 아니라 사회단체, 시민, 기관들을 망라하고 동참과 관심을 두는 추세를 이끌어 내고 있다. 결국, 프로젝트 아이디어 정책이 우리가 조금만 관심과 신경을 쓴다면 동네를 맑고 깨끗한 곳으로 만들면서 범죄 발생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이득을 얻게 될 수 있게 됐다는 것에 있다.

 

이 여세를 몰아 ‘깨우동’에 동참하는 인원들이 많아지면 범죄에 취약한 어느 지역도 자연스레 깨끗한 우리 동네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경기 남부경찰청의 파워 넘치는 혁신 프로젝트인 ‘깨우동’ 은 이제 시작됐다. 남은 것은 시민들의 참여와 많은 관심 속에 있다. 시민들의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그 효과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현재 내가 사는 동네가 범죄 취약지라고 생각된다면 가까운 파출소에 가서 ‘깨우동’ 을 신청해보자. 그래야만 우리 모두 쓰레기로 말미암은 악취 없는 곳에서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안전한 환경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고 편안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서경식 안성경찰서 경무과장(경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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