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라고 하면 1020세대는 눈을 반짝이면서 금방 알아듣지만, 30대 이상 세대 중엔 무슨 뜻인지 모를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이라고 하면 금방 알아들을 사람들이 더 많다.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적인 대세 아이돌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은 해외에선 ‘BTS’로 통한다.
얼마 전에 있었던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는 엄청난 함성소리와 함께 등장하여 그들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이제까지 많은 가수들이 K팝을 전 세계에 알려왔지만 가장 큰 미국시장을 ‘접수했다’ 할 만하게 성공하진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현재 접수했다고까지 말하긴 어려울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성공을 처음 해나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수년째 SM, YG, JYP엔터테인먼트 메이저 3개 기획사가 지배해온 대중음악계는 중소기획사의 아이돌인 방탄소년단이 이 자리에까지 오를 것이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매체들이 그들의 성공 비결을 여러 가지로 분석하고 있지만, 가장 눈에 들어온 건 방탄소년단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음악에 담는다는 점이었다. 이들 소속사의 방시혁 대표는 방탄소년단에게 “너희 자신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만들라”는 주문을 했다.
데뷔곡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에서 ‘니 꿈은 뭐니’ ‘삶의 주어가 되어봐’와 같은 가사로 10대에게 있어 꿈의 의미와 고민을 담았다. “17평 아홉 연습생, 코 찔찔이 시절. 엊그제 같은데 그래 우리도 꽤 많이 컸어. 좋은 건 언제나 다 남들의 몫이었고 불투명한 미래 걱정에 항상 목쉬었고.”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에 수록된 곡 ‘이사’에는 고단했던 연습생 시절을 풀어냈다. 이같이 10대들의 고민이나 방황하는 청춘을 모습을 그린 가사에서 팬들은 공감했고 스타들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구나 하는 동질감을 느꼈다.
이야기는 이렇게 힘이 세다. 하루에도 수십 통씩 쏟아지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혹은 면접 속에서 자신의 것이 선택되기를 바란다면 남들과는 다른 자기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특히 IT기업, 광고, 영업, 판매직 분야에 지원하는 자기소개서는 개성이 큰 무기다. 요즘은 자기소개서의 작성 항목이 경험 중심으로 바뀌었고, 면접에서도 지원자의 경험에 대한 질문들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한데, 무턱대고 많은 경험이 아니라 다른 지원자들이 가지지 못한 독특한 경험, 에피소드, 지원 직무와 연관된 현장 경험일수록 유리하다. 주의할 점은 스토리에 치중하다가 길을 잃고 할 이야기를 못해서는 안 된다. 스토리를 끌어온 목적이나 효과를 계속 의식하며 집중해야 한다.
너무 과장이나 허위사실을 담아 이야기가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으면 과대포장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지원자의 경험이 있는 그대로인지, 과대포장인지 바로 눈치챈다. 작은 경험이지만 이를 통해 큰 소득을 얻었다면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되, 솔직담백하게 다가가는 것이 최선이다.
방탄소년단이 자기 이야기를 처음부터 성공할 아이돌이었던 것처럼 뭐든 자신만만하고, 사랑의 기술에도 세련된 ‘선수’인 것처럼 굴며 ‘멋짐이 폭발’하는 모습만 그렸다면, 과연 팬들이 지금만큼 공감하고 열광했을까. 어떤 자기소개서든 사람의 이야기엔 바로 그런 성장스토리가 있어야 하고 그런 성장을 통해 또 다른 성장의 가능성을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그것이 사실상 취업의 난 시대에 ‘간택’ 당하는 글쓰기 비결이다.
전미옥 중부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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