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 불안과 두려움, 의미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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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란 무엇인가? 불안은 ‘임박한 또는 예상되는 불행에 대해 느끼는 불쾌하고 불길한 근심걱정(염려)’을 말한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내일 중요한 취업 면접을 본다면 마음이 불안할 것이다. 왜냐면 ‘면접에 낙방하면 어떻게 하나’의 불안심리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나를 떠나면 어떻게 하나’의 근심걱정도 불안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결국 불안이란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게 되면 불행이 초래될 것’이라는 생각에 빠져 마음이 쪼들리는 상태를 말한다.

 

불안은 두려움(공포)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두려움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위험이나 위협에 대해 몸과 마음이 떨리는 것으로, 흔히 공포라고도 한다. 예컨대, 어두운 한밤중에 낯선 사람과 갑자기 마주친 사람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불안은 미래의 일에 대해, 두려움은 현재의 일에 대해 느끼는 고통스러운 감정이다. 불안에 두려움이 수반되기도 하고, 반대로 두려움에 불안이 수반되기도 한다. 이렇게 불안과 두려움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항상 사람 마음을 괴롭힌다.

 

당신은 오늘 하루도 마음이 불안했는가? 불안했다면, 왜 불안했는지 그 이유를 알아챌 수 있는가? 그렇다면, 그 불안은 당신을 도와주는 적응적 측면이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즉, 긴장하고 경계해서 어려운 상황 또는 부정적 결과가 예상되는 상황에 대비하라는 신호로 해석하면 된다. 이것은 정상적인 불안이다.

 

그러나 오늘도 왜 불안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면, 그것은 병적인 불안이다. 병적인 불안이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서 불안해하거나, 현실적인 위험 정도에 비해 과도하게 심한 불안을 느끼거나, 불안을 느끼게 한 위협 요인이 사라졌는데도 불안이 과도하게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병적인 불안은 끊임없이 당신을 힘들게 만들고 괴롭힐 것이다. 그렇다면 병적인 불안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는가?

 

병적인 불안은 인생의 방향, 목표, 삶의 의미를 상실한데서 오는 고통과 괴로움의 표시다. 이것은 일종의 노에제닉 신경증이다. 노에제닉 신경증이란 삶의 의미가 결여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인생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목적이 없는 것처럼 보이며, 공허감에 빠진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짜증이 나고 화가 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갈등이 생기고, 앞날은 불안하고 두렵기만 한 것이다. 이런 상태를 심리적으로 병적 상태에 있다고 한다. 병적 상태에 있게 되면 사는게 재미가 없고 왜 살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허송세월을 보내게 된다.

 

병적인 불안은 ‘내가 왜 살고 있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게 되는 순간 사라지게 된다. 즉, ‘내가 지금 여기 왜 서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 어두운 불안의 그림자는 걷혀지게 된다. 지금 한 번만이라도 자문해보라. 나의 생명은 어디에서 왔는가,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이러한 물음은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많이 물어왔던 질문일 것이다.그래도 이 질문은 언제나 새롭다. 물론 정해진 답이란 어디에도 없다. 그러니 당신 스스로 그 답을 찾고 경험해야 한다. 정말로 진지하고 간절하게 묻고 또 묻다 보면 언젠가는 당신의 영혼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삶이란 끊임없는 도전이며, 그 도전 속에서 자신의 인생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것은 자신의 책임인 동시에 행복에 다가갈 수 있는 등불이 된다. 나의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전진하고 도약하고 비상하라.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아라. 언제까지 움츠려들고만 있을 것인가, 인생을 되는 대로만 살 것인가, 아니면 가슴 뛰고 마음 설레는 삶을 살 것인가? 이것이 바로 삶의 의미치료다.

 

김청송 경기대 청소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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