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부위에 바늘을 넣어 뇌척수액을 뽑거나 약을 투여하는 ‘경막천자’ 시술로 두통을 호소하는 일부 환자에게 ‘경막외 혈액 봉합술’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이영준, 이준우 교수팀은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경막외 혈액 봉합술을 받은 환자 164명을 대상으로, 시술 후 겪는 두통의 정도와 일상생활 가능 여부를 관찰해 시술의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 164명 가운데 157명(95.8%)이 두통의 ‘완전 경감’ 효과를 보였다. 대부분 한 차례 시술만으로 두통의 완전 경감 효과를 얻었다. 다만, 재발한 경우에는 한차례 추가적인 시술로 두통에 대한 완치가 가능했다.
경막천자 후 두통 증상은 앉거나 일어서면 악화되고 누우면 완화되는 일종의 체위성 두통이다. 시술 후 0.1%에서 많게는 36%의 확률로 발생한다. 이 증상은 바늘이 들어간 척추 부위가 잘 막히지 못해 뇌척수액이 지속적으로 유출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가 두통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거나 안정을 취하면 곧 나아지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적극적인 약물치료나 ‘경막외 혈액 봉합술’을 시행한다. 경막외 혈액 봉합술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해 뇌척수액의 누출이 의심되는 부위 주변의 경막외 공간에 주입하는 것으로, 주입된 혈액이 응고하면서 뇌척수액의 유출을 막는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번 연구로 환자가 두통을 겪지 않고 빠른시일 내 안전을 취하게 하는 치료법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준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경막천자 후 두통은 불특정 환자에게 흔히 발생할 수 있음에도 의료진이 적절한 치료법에 대해 알지 못할 경우 두통을 없애기 위해 일반적인 치료만 하게 된다”면서 “환자가 병원에서 경막천자를 받은 이후 또는 수술이나 출산을 위해 척추 마취를 하고나서 지속적인 두통을 호소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고려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과 국내학술지인 대한영상의학회지(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Radiology)에 게재됐다.
성남=문민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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