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삶의 가장 큰 가치,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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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는 아직까지도 안전을 도외시해서 생기는 사건 사고가 의외로 많이 발생한다.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며 자신에게 맞는 가치관을 형성하고 다양한 가치들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하고 생각하며 행동하지만 어떠한 일이든 안전이라는 가치가 우선되지 않는다면 뜻하지 않는 한 순간에 자신과 타인의 삶이 무너져 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설마라는 안일한 생각이 안전의식을 낮추게 하고 이는 나뿐만 아니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삶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공적가치인 ‘안전’보다 사적가치인 ‘사익’에 무게를 두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일이 많이 발생한다.

 

어느 한 지자체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해당 도로는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지점으로 언제 교통사망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 같은 곳이다. 실제로 이 도로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 3년간 26건의 크고 작은 보행자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는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사망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 도로는 양방향 6차로의 매우 넓은 도로이지만 무신호 횡단보도가 설치되어 있다.

도로의 규모에 비해 차량통행량이 그리 많지 않고 도로 양측에는 상가시설이 밀집되어 있어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지키지 않고 무단횡단을 쉽게 할 수 있는 환경이라 볼 수 있다. 특히, 취객이 많은 야간의 경우 무단횡단을 하는 보행자의 수가 증가하게 되는데 그 수가 증가하는 만큼 사고발생 가능성 역시 점점 커지게 된다.

 

이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무단횡단을 제한하여 교통사고 발생 위험성을 낮추고자 해당 지자체 관할 부서에 무단횡단 방지용 중앙분리대 설치를 요청하였으나, 1년에 두 번 차량을 통제하고 실시하는 지역 축제행사들과 주변 상가 주민들의 영업을 방해한다는 민원으로 인해 무단횡단을 강제적으로 제한하는 무단횡단 방지용 중앙분리대의 설치가 쉽지 않다는 게 지자체의 입장이다. 지역주민의 안전보다 축제로 얻게 되는 즐거움과 이동의 편의성을 우선가치로 두고, 상인들은 도로 건너편에서 무단횡단에 관계없이 상가 쪽으로 쉽게 접근하는 영업환경에만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민의 생명을 최우선적으로 하는 안전의 가치를 고려하여 무단횡단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무단횡단 방지용 중앙분리대를 설치하는 것만이 방법은 아니지만 무단횡단이 빈번하게 발생되는 지점인 만큼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방법이 필요하다. 이처럼 공적가치인 ‘안전’과 사적가치인 ‘즐거움’, ‘편리함’, ‘사익’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안전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안전은 지금 당장 결과가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위험상황을 예방하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한 일종의 보험과 같은 것이다. 처음에 이야기했듯 사람 각자가 생각하는 가치의 순서는 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안전이 최우선이 될 수 있는 가치관을 가지고 교통안전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안전사고들과 재난을 겪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전에 관한 사항들에 대해서 매우 관대하다.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이미 늦은 것이다. 미리 위험요소들을 제거하여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안전에 대한 선진 시민의식을 갖추어 어떠한 가치보다 안전의 가치를 우선순위로 삼아, 안전사고로 인하여 희생되는 사람이 없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강민승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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