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폭력 근절 위해 지역사회 적극적인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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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현재 청소년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최근 언어폭력을 비롯한 신체폭력, 금품갈취, 성폭력, 강요 등 다양한 유형의 학교폭력이 학교 안에서는 물론 학교 밖에서도 일상적으로 나타나면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 충격적인 뉴스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 ‘애들 싸움’으로 가벼이 여겼던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이 패거리를 형성하면서 폭력수위가 높아지는 저연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가 하면, 중ㆍ고교생들은 지능화ㆍ집단화ㆍ흉포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생은 같은 반 급우들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린 끝에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극단적 선택으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 눈을 잃는 큰 상처를, 부산에서는 여고생들이 성인들과 공모해 같은 여고생을 집단 폭행한 후 성매매까지 강요했던 사례처럼 우리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는, 잊힐만하면 보도되는 대형 뉴스거리가 우리를 충격에 빠뜨리게 한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개인ㆍ가정ㆍ학교ㆍ사회구조적 원인 등 복합적으로, 당사자인 가해학생 개인의 공격 성향과 충동 등 개인적 원인이 크겠지만 이들이 대중매체와 게임 등의 폭력 성향과 인터넷 음란물에 쉽게 노출되다 보니 반사회적인 행동이나 공격적인 행동에 별 죄책감 없이 둔화한 것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주요한 원인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 성인 중심의 유해환경을 제대로 정화하지 못한 기성세대와 지역사회는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처럼 학교폭력 해소는 다양한 원인만큼 다양한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다. 학교폭력 문제는 단순히 학교 또는 교육의 지엽적 문제가 아니다. 경찰만의 문제도 아니다. 아울러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본질적으로 우리 사회 전체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차분히 풀어나가야 할 사안이다. 무엇보다 사회 각계각층의 참여가 절실하고, 특히 지역사회가 학교폭력 예방과 선도에 앞장서야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를 보낼 수 있도록 주민자치센터, 도서관 등 방과 후 접근 가능한 청소년 공간을 발굴하고 여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탁구대, 길거리 농구대 등 물리적 환경도 조성해야 한다. 자율방범대 등 여러 시민단체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 인식하고, 시민단체와 함께 지역사회를 점검하여 어두운 공터, 폐가, 범죄 사각지대 등 취약지역을 선제로 발굴ㆍ정비하고, 자치단체는 이들이 발견한 사각지대에 CCTV, 가로등을 설치하여 지역사회 우범지대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처럼 민관이 역량을 결집하여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가면 ‘학교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먼 훗날 학창시절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했던 추억만을 떠올릴 수 있는’ 멋진 선물을 안겨줄 수 있다.

 

김대영 안성경찰서 죽산파출소장(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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