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장병들의 의식주 문제 개선 더욱 과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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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그 명칭과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여러 형태의 국방개혁이 추진되어 왔다. 가장 최근의 계획으로는 ‘국방개혁 2014-2030’이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피부에 와닿지 않아서 그런지 국방개혁에 별로 관심이 없는 듯하다.

기본적으로는 안보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미래전에 대비한다는 큰 그림이 맞기에 한국군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획임에 틀림없다.

 

국방개혁을 위한 전력구조의 강화로 ‘미래 공세적 통합작전’이 가능한 부대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대충 이해가 가는 대목일 것이다. 그런데 언론을 통해 일부 알려진 바에 의하면 특수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공정부대(낙하산이나 회전익 항공기로 적 후방에 투입해서 적을 격멸하는 부대)를 만들고, 육군 전력 가운데 신형 전차 대신 공격헬기를 더 많이 갖추도록 장비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다소 걱정스러운 면도 있다. 공격헬기를 더 장비한다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신형 전차를 대신하기 위한 전력 구조를 추진한다는 것 때문이다. 한국적 지형에서 기갑전력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방개혁에서 군의 상부 지휘구조는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한국군 주도의 연합방위태세로 가기 위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이다. 다행히도 지휘구조를 지금의 한미연합사의 기본 구조 형태로 유지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안심이 된다. 앞으로 이 부분에 있어서 세부적인 마무리를 국회국방위를 비롯한 국회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협력해 주면 더욱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운영 분야에서는 비록 작은 부분이기는 하나 병사들의 일상 병영 생활을 개선하는 조치들은 지금도 늦었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적정 수준으로의 병 봉급 인상과 필요시 평일 외출, 그리고 외출외박 지역의 점진적 확대는 궁극적으로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장병들의 의식주 문제의 개선이 더욱 과감해야 한다. 40여 년전 필자의 초급장교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군대밥’이 아주 많이 좋아졌다. 전반적인 국가 경제의 향상과 더불어 군대밥도 그에 맞게 조금씩 향상되어 지금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상당히 개선됐다. 그런데 식생활 면에서 아직도 관심이 부족한 곳이 있다. 바로 전투시나 비상시에 먹기 위해 개발한 전투식량은 그 종류와 형태면에서 많은 개선 발전이 있어야 한다.

 

군 장병들의 숙소 문제 또한 일상생활의 편의 면에서 사소하다고 간과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의 하나다. 병사들의 침상 내무반이 침대형 생활관으로 대부분 바뀌었지만 아직도 완전하지는 않다. 앞으로 징병제의 대안으로 모병제와 직업군인제 장려에 대한 추진을 염두에 두고 구상하면서도 그들을 위한 독신자 숙소나 기혼자 숙소문제는 여전히 국방운영 분야의 복지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그리고 또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장병 개개인의 생명을 지켜줄 개인의 기본 장비가 미흡하다. 장병 개인별 방탄조끼와 방탄모 외에도 화생방전에 대비한 개인용 구급키트와 자신의 생명을 담보해 줄 개인 소총에 대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

첨단의 현대화 과학화된 전력구조와 전력체계 구비에 관심이 쏠리다보니 개인 전투장비에 대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고, 개발도 느리고 예산 반영이나 배정도 뒷전인 듯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장병 전투력과 사기앙양은 개인의 생존능력 향상에서부터 비롯된다. 예를 들어 단돈 2만 원도 채 안되는 구급키트는 경우에 따라서는 전투원 개개인의 생명과 직접 관련되는데도 불구하고 전군에 보급하는데 수년이 걸리기도 하는 것은 문제다.

 

결과적으로 미래전에 능동적 공세적으로 대비한다는 국방개혁의 큰 화두에만 관심이 집중된 탓에 장병 개개인의 생명과 개별 전투력 발휘에 직결되는 개인장비 구비에는 너무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법하다.

 

이러한 문제는 군부대가 많은 경기도와는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공세적인 부대 운영과 주도적인 작전은 부대 통폐합과도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각종 위원회나 연구용역을 통해서 따져 봐야 하지만 부대 장병들이 무엇을 선호해서 먹는지를 파악하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지역별 부식 조달업체에게는 새로운 시장 형성과 안정적인 맞춤형 판로 개척과도 연결될 수가 있다.

부족한 독신자 숙소와 기혼자 숙소 문제는 지역의 민간 주거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국방개혁의 구체적인 방향 설정이 군 부대를 많이 접하고 있는 접경 지역의 경제와도 연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전인범 前 특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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