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학부 학생 280여명 입주 시멘트가루 뒤집어 쓰고 생활
건물 사용승인조차 안받아 학교 “임시 숙소 찾아보겠다”
8일 오후 여주대학교 인근 신축빌라 공사현장. 이곳 현장은 공사가 한창인 듯 포크레인이 지면을 다지는 작업을 벌이는 것은 물론 공사 인부들이 벽돌과 대리석 등을 쉼 없이 나르고 있었다. 그런데 1층에 아무렇게나 방치돼 있는 공사 자재 사이로 개강을 맞은 여주대 학생들이 짐을 옮기는 모습이 목격됐다.
여주대가 이번 학기부터 이 빌라를 군사학부 학생들의 기숙사로 사용하기로 해, 공사가 덜 끝난 상태임에도 학생들이 입주하고 있던 것. 빌라 입구에서 철근 절단 작업이 진행되자 학생들은 불안한 듯 공사인부들에게 “지나가도 되냐”고 거듭 물었다.
빌라 1층에는 아직 타일조차 설치되지 않아, 학생들은 임시로 설치된 좁은 나무판자 위로 아슬아슬하게 이동해야만 했다. 빌라 내부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복도에 시멘트 가루가 자욱해 옷 소매로 코와 입을 막은 채 방에서 짐을 풀고 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여주대학교가 공사가 진행 중인 빌라를 군사학부 학생들의 기숙사로 사용하면서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욱이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학생들을 입주시키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여주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은 캠퍼스 인근 지상 4층 규모의 신축빌라 4개 동에 군사학부 학생 280여 명을 지난 5일 입주시켰다. 이 빌라는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가 개학 전에 공사를 마칠 예정이었지만 한파 등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서 이날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더욱이 해당 빌라는 사용승인조차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일 이전에 공사가 끝난다고 안내를 받은 학부모들은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교 측에 임시거주지 마련 등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 K씨(56)는 “학교 주변에 시설이 좋은 빌라를 기숙사로 사용한다고 해 걱정하지 않았는데, 이건 공사장 한복판에서 먹고 자는 것과 다름없는 것 아니냐”며 “비싼 등록금을 내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이렇게 취급한다는 게 충격적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여주대 관계자는 “사용승인을 받지 않았는지 여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보겠다”며 “학생들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임시숙소 등을 찾아보는 등 즉각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해명했다.
류진동ㆍ임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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