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비정규직의 눈물, 누가 닦아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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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장애인체육회에는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113명의장애인생활체육 지도자가 있다. 이들은 대통령령에 의해 2년 이상 근무해도 무기계약직 전환이 안 되는 직종이다. 여기에는이제 대학을 갓 졸업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새내기부터, 국위 또는 경기도를 빛낸 선수 출신들, 그리고 교사자격증이 있는 사람, 특수체육 전공자로 다양한 자격증 소지자들이지만 사회에 진출할 직종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법과 규정을 초월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어째서 이들의 정규직 전환에는 눈을 감고 있는가? 이미 중앙 유관부서에서도 논의가 있었는데 결국 후순위로 미루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한다. 그 이유가 애초에 생활체육지도자 배치사업이 청년실업대책으로 시작을 한 사업으로서 사업비에서 인건비를 주기 때문이고, 이 사업이 만료될 수도 있다는 황당한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그렇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말만 번지르르하다. 현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은 생색내기, 보여주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회 분위기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정책이 아니라 또 다른 원칙 없는 잣대에 의한 편견과 차별이고, 또 다른 희망 고문이다. 

그 이유는 정작 우선적으로 신속하게 전환시켜줘야 할 직종은 이런저런 이유로 외면하고 비교적 단순직종, 그중에서도 일부 사람들만 혜택을 보기 때문이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면서도 은근히 3D 업종 종사자들을 우선 배려한다는 이미지로 포장한, 진정성 없는 정치인들의 득표 전략 중 하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체육활동의 참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장애인체육은 건강증진, 스트레스 해소뿐만 아니라, 경기를 통한 협동심과 매너 습득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자립과 자활의지를 북돋아줌은 물론, 건강보험료 등의 절감효과로 1년에 약 1조7천억 원의 사회적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제 이 사업은 중단될 수가 없음은 물론이고, 계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장애인체육은 간단한 동작 하나를 위해서도 1:1 케어를 통한 몇 개월간의 훈련이 필요하다. 장애인생활체육 지도자들은 봉사하면서 월급을 받는다는 겸손한 마음으로 섬김과 나눔, 배려의 정신으로 사랑을 만들어가는 사회공헌 일자리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이들이, 매년 1년 이하 단위로 계약하는 하루살이 신세로서 정규직과의 보이지 않는 차별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절대로 이렇게 방치하면 안 되는 것이다. 누가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는가? 비정규직, 계약직의 서러움이 어느 직종이라고 다르겠는가. 물론 장애인, 비장애인 체육관련 지도자 이외에도 경기도에는 이와 비슷한 직종으로 사회복지사 등의 수많은 청년비정규직이 있다. 이들을 배제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작업은 마땅히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직업안정으로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마음 졸임에서의 해방, 그리고 월급복지비의 차이를 줄여 월급의 양극화 해소, 이 두 가지가 가장 큰목적이다. 당장의 소요예산도 많이 필요하지 않다. 현재는 국비 50%, 도비 25%, 시군비 25% 매칭 사업이다.

만약 직종별 특성(체육지도자)에 따라 50세 정년, 직무 등급에 따른 임금체계를 현재의 정규직 보수체계와 비정규직 보수체계와의 중간 정도로 합의해 설계한다면, 대략 월 30만 원 추가되는 것으로113명의 12개월 인상분은 4억680만 원이다. 이를 국도비, 시군비로 3등분 하면 재정 부담이 더욱 적다. 무작정 공무원을 늘려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고육책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젊은이들에 긍정적인 희망을 주고, 결혼과 출산을 계획할 수 있게 만드는 합리적인 사업이다.

 

시대적 상황은 사회적 가치가 있는 사회공헌 일자리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경기도가 제대로 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업의 마중물이 돼 전국 17개 시도의 물꼬를 터 ‘공공부문 청년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어주기를 바란다.

 

장호철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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