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 간의 사랑은 애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애착은 부모가 임신한 사실을 안 순간부터 싹트기 시작한다. 뱃속의 아이가 원하는 임신이었을 경우, 그 아이는 태내에서부터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자라서 부모와의 안정 애착을 잘 형성해나갈 수 있다. 그러나 자기 뱃속에 든 아이가 원하지 않는 아이라면, 아이를 향한 어머니의 마음은 사랑스러울 리가 없다. 이런 아이는 애초부터 부모와의 원만한 애착형성이 어려울 것이다.
당신은 부모가 원했던 아이였는가? 원하지 않았는데 태어난 아이였는가? 당신은 출생의 비밀, 출생의 진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가? 많은 경우 심리상담 장면에서는 과거력 조사를 통해 내담자의 출생 비밀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래야만 그의 인생발달 경로를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대 미혼모의 아이는 부모가 원해서 태어난 것인가? 입양아는 부모가 원해서 태어났는가? 원치도 않았는데 임신을 한 어머니는 죄책감, 부정, 분노로 반응하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아이를 거부하고자 한다.
임신을 시킨 아버지는 나 몰라라 하고, 출생 후에도 어머니와 아이를 회피하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회의감을 품게 된다. 원치도 않았는데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이후의 발달경로에서 학대와 방임의 희생자가 되기 쉽고, 쓰라린 인생 여정을 걷게 된다. 특히, 가난과 궁핍은 이들에게 쓰라린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부모도 행동유전학의 희생자다. 부모 역시 어린 시절의 학대와 방임, 거부적이고 무책임한 부모의 양육, 부모의 이혼이나 별거로 인한 한부모 양육 또는 위탁양육, 열악한 생활조건과 낮은 자존감, 그리고 가정폭력의 희생자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대 간의 대물림, 즉 악순환을 어떻게 예방하고 차단할 것인가?
사람에 따라 인생 경로에 대한 적응패턴은 크게 5가지로 나타난다. 첫째는 안정된 적응이다. 이들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양호한 적응을 나타내는 유형이다. 즉, 밝은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둘째는 지속적인 부적응이다. 이들은 자신을 항상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만성적인 어떤 문제들에 시달리는 유형이다.
즉, 어두운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셋째는 일시적인 부적응이다. 이들은 중심을 잃고 어떤 유혹에 빠져 부적응이 초래되지만 다시 적응패턴으로 복원되는 유형이다. 즉,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갔지만 다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네 번째는 적응의 쇠퇴다. 이들은 지금까지 잘 적응해오던 패턴이 어떤 역경이 초래됐을 때 그것에 치여서 적응이 퇴조하는 유형이다.
즉,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부적응의 반전이다. 이들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어떤 대오각성을 통해 부적응의 사슬을 끊고 긍정적 결과로 변모하는 유형이다. 즉, 어두운 곳에서 밝은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출생 비밀은 어떠한가? 인생 경로에 대한 적응패턴은 어떠한가?
김청송 경기대 청소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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