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비상구의 중요성을 알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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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월이지만 여전히 추운 겨울이다. 올겨울은 잦은 한파와 여러 가지 사건ㆍ사고로 말미암아 길게만 느껴진다. 모두가 지루했던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날을 빨리 맞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특히 지난해 12월21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 가깝게는 지난달 26일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 화재는 국민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원인으로 무엇보다도 비상구의 중요성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화재로 말미암은 사망은 대부분 연기에 의한 질식사고이며 사망자는 비상구 쪽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비상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해 목숨을 잃는 경우다.

 

이번 화재도 평소 비상구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인명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비상구는 화재나 지진 등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날 때 위급한 상황에서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생명의 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생명의 문인 비상구를 폐쇄하고 물건을 쌓아놓아 피난에 장애가 발생한다면 화재로 말미암은 연기와 불길에 갇혀 길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사람 대부분은 익숙하지 않은 화재현장에서 극도의 긴장과 패닉 상태에 빠지기 쉬우며 작은 연기에도 생명을 잃게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평상시 건물 관계자의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소방서에서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소방안전점검 및 현장안전컨설팅, 그리고 119 소방안전패트롤 운영 등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신고포상제도는 비상구의 중요성을 알리고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경기도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 운영조례에 따라 피난방화시설에 대한 폐쇄 훼손 행위, 물건 적재 및 장애물 설치 행위, 이외 용도에 장애를 주거나 변경하는 행위에 대해 신고하는 사람에게 포상금을 주는 제도다. 적극적인 신고 유도를 위해 현금으로 대신하는 것도 도입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현재 목욕장 및 찜질방이 있는 건물과 다수가 이용하는 복합건축물 등에 대한 특별소방안전점검을 시행 중에 있으며 안성소방서에서는 요양원에 대해 경기도 최초로 지역의 의용소방대원으로 구성된 전문의용소방대를 운영해 안전컨설팅과 함께 화재발생 시 즉시 출동하는 시스템으로 인명대피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금년도에는 경기도 소방서에서 비상구 폐쇄, 소방시설 차단, 불법 주차에 대해서 사전 예고 없이 불시에 단속하는 119 소방안전패트롤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안성소방서는 위반 행위에 대해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관계기관에 통보하여 개선될 때까지 추적할 계획이며 건물 관계자들도 비상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 비상구 폐쇄로 말미암은 대형 인명피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박승주 안성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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