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의 가장 큰 개인적인 새해소망은 ‘소득 증대(27.7%)’였다. 가장 큰 사회적 소망도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26.6%)’이었다. 개인적 소망과 마찬가지다. 인생에서 행복한 삶이 경제적인 것보다 중요하다지만, 대다수는 행복한 삶도 경제적 기반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개인적 소망에서 4위를 차지한 ‘복권 당첨(16.6%)’까지 합해 보면, 사실상 소득 증대가 새해소망이라는 응답은 44.3%로 ‘마음의 평온(20%)’이 중요하다는 응답보다 2배 이상 더 많았다. 사회적 소망 가운데 4위를 차지한 것은 주택가격 및 전·월세 안정화(21.5%)였다. 결혼 및 출산을 앞둔 30대의 응답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반면에 양극화 해소(11.6%), 사회복지 확대(9.9%)가 소망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경기도민의 새해소망을 정치권이 잘 읽고 있는지 의문이다. 경기도민 대다수는 양극화 해소나 사회복지 확대보다 경제성장 및 일자리 창출을 더 원하고 있다.
동일한 조사에서, 작년 한 해 동안 경기도가 시행한 정책 중 가장 인지도 높은 정책들은 건설과 교통 관련이었다. 2층 광역 버스 운행,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 따복 하우스 및 따복 기숙사, 광명·시흥 경기북부 테크노 밸리 조성 등이 여섯 손가락 안에 꼽혔다.
경기도민이 선호하는 새해 중점추진 정책과제로는 일자리 창출(40.8%)이 압도적이었다. 그다음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건설이었고, 미세먼지 대책, 노후주택의 녹슨 상수도관 개선, 경기북부 낙후 기반시설 개선 등도 꼽혔다.
경기도민의 개인적 소망이건 사회적 소망이건 간에 새해 소망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대부분은 건설산업의 역할과 직접 연관된다. 일자리 창출 효과에 관한 한 건설산업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 큰 이바지를 할 수 있다. GTX 건설, 노후 주택 및 낙후 기반시설 개선, 주택가격 안정과 저렴한 서민주택 공급 확대는 건설산업이 담당해야 할 본원적 역할이다.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서도 건설 및 교통정책의 역할이 중요하다. 건설산업이 경기도민의 새해 소망을 이루어주려면 노후 인프라 개선이나 GTX를 비롯한 신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주택가격의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를 통한 수요억제만이 아니라 적절한 공급대책이 있어야 한다.
경기도민이 가장 바라는 ‘일자리 창출’은 민간기업의 성장과 수익성에 달렸다. 지금처럼 건설투자가 줄어들고, 공사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건설 일자리가 늘어날 수 없다. 수주만 하면 적자를 보게 되는 공공건설사업 구조에서는 경기도민이 바라는 새해 개인소망 1위인 ‘소득 증대’를 달성할 방법도 없다. 그래서 SOC 예산의 확대와 함께 적정공사비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설날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 경기도민의 개인적 소망과 사회적 소망을 모두 이루려면 건설산업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건설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정치적·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이상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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