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버스 화재 사고, 대처하는 자세가 소중한 생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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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간 자동차 화재건수는 약 5천건 정도이며, 이중 버스 화재사고는 150여 건 정도 발생한다. 버스 화재 주원인은 사고 충격에 의한 화재, 엔진 과열, 타이어 펑크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버스 화재가 많은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는 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승합차이기 때문이다. 출입문이 제한적이고, 창문을 깨고 승객이 탈출하기가 쉽지 않아, 빠르게 퍼지는 유독가스 때문에 많은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따라서, 그동안 버스의 화재사고 발생시 어떻게 대처해 왔는지 사례를 통해서 알아보고, 개선점을 찾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는 2016년 10월 언양JC 근처에서 많은 인명 피해를 일으킨 관광버스 화재사고를 들 수 있다. 타이어 펑크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나 인명 피해를 크게 키우는 여러 가지 간접적인 원인들이 내재해 있다. 특히 관광버스 기사는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승객을 놔두고 혼자 차량에서 탈출하였다는 점에서 세월호 선장을 연장케 한다. 이와는 반대로 한 중국 버스기사가 마지막 화염 속 버스에서 안전 망치로 버스 유리창을 깨어 본인이 화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승객을 탈출시켜 승무원으로서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줘 귀감이 되었다.

 

두 번째 사례는 작년 2월 전남 여수시청 앞 정류장에서 한 시내버스에서 사회적 불만을 가진 한 승객에 의해 발생한 화재 사고다. 화재가 발생하자 버스기사는 즉각 앞, 뒷문을 열고 모든 승객을 즉각 탈출시키고 최종 확인한 후 내렸을 뿐만 아니라 화재를 낸 승객을 잡았다. 또한 여수시청 교통과 직원들이 나와 소화기 등을 이용하여 CNG 압축천연가스용기 폭발을 막기 위해 초기에 진화하는 자세가 능숙하였다.

 

버스 화재 발생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운전기사는 최우선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 알 수 있고, 승객의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높은 소명의식이 있어야 됨을 알 수 있다. 운전기사는 화재 시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출발 전에 승객들에게 비상 망치와 소화기 위치, 사용법을 반드시 알려야 하고, 소화기나 소화전 등이 초동대응 시 동원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적극적으로 요청해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버스 차량의 앞ㆍ뒤 출입구 외에 미국의 스쿨버스 차량 또는 지하철의 비상코크와 같은 장치가 있는 안전 탈출 창문(앞, 옆, 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버스회사에서는 직ㆍ간접적인 화재 원인들을 위험요인(risk factor)으로 간주하여 위험관리(risk management)를 해야 하나, 많은 회사가 위험관리를 체계적으로 갖추지 못하고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안전교육 시에 운전기사들에게 운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위험상황들을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찾아내게 하고, 상황별 대응방안이 포함된 시나리오를 자신의 운행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직접 작성하게 해야 한다.

물론 회사의 안전관리 담당자는 개별적으로 작성된 시나리오를 취합하여 종합적이며 실효성 있는 긴급 대응 시나리오를 만들어 회원 차원에서 수시로 교육시켜야 한다. 이러한 훈련을 ‘실시해서 무엇을 하나’, ‘다 아는 내용인데’ 등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운전기사들의 몸에 체화되어 고귀한 생명이 한명이라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서종석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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