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광교박물관, 과거를 품고 미래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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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영통구 광교동, 수원의 동쪽 끝 수원과 용인 경계지점에 위치해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던 이의동일대가 광교신도시로 개발돼 지금은 수원의 새로운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광교신도시가 시작되는 곳에 위치한 수원광교박물관은 총 3개의 전시실과 광교역사공원과 인접한 야외공간이 어우러진 곳이다. 1층에 광교를 개발하면서 출토된 유물을 소개하는 광교역사실과 어린이체험실이 있다. 광교역사실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시대 각종 유물과 조선시대 출토복식 등 광교 신도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이곳에 살았던 선조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여러 유물을 소개하고 신도시로 변화 발전해가는 광교의 현재를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기 위한 공간이다.

 

어린이체험실은 어린친구들이 땅속 유물을 발굴해 볼 수 있는 고고체험, 올림픽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배우는 스포츠마당 그리고 독도를 친근하게 배울 수 있도록 아이들 눈높이에서 소개하는 ‘독도야 놀자’ 등으로 꾸몄다. 2층에서는 수원시에 기증된 자료를 만날 수 있다. 독도, 수원화성, 일제강점기 침탈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중요성을 잊지 않도록 관련 자료를 수집한 사운 이종학선생이 기증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사운실과 대한체육회 회장, 문교부 장관 등을 역임하며 대한민국 스포츠 관련 자료와 한국현대사의 단면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하고 있는 소강실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방문객은 11만7천810명이다. 2016년보다 1만9천900여 명 이상 많은 분들이 광교박물관을 찾아주셨다. 방문객 증대는 그동안 광교박물관이 지역특성을 고민하고 주민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하기 위한 여러 노력의 결과다. 광교신도시가 포함된 영통구는 14세 미만 아동이 17.4%(수원시평균 14.5%)로 다른 지역보다 비율이 높다. 이런 특징을 고려해 어린이들이 흥미를 느끼고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 운영하려 힘써왔다.

4월부터 10월까지 매달 문화가 있는 날에는 어린이 대상 인형극, 놀이극 등 공연을 지속하여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고, 광교산자락에 자리 잡은 박물관의 특징을 살린 주말 프로그램 ‘자연과 놀아요’, 유치원 아이들이 친근하게 박물관을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된 ‘병아리탐험대’,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한국사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초등 한국사교실’ 등은 많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다. 광교박물관이 당초 기증사료관의 성격을 지닌 공간으로 조성된 까닭에 독립된 기획전시실이 없고, 교육실도 별도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자료실과 교육실이 함께 운영하며 방문객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부분이 있다. 박물관은 기존 상설전시 공간의 전시유물을 주기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

지난해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사운 이종학 선생이 기증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사운실에 독도박물관과 공동으로 <독도, 기록하고 기억하다>전을 개최했다. 3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에 4만4천700여 명이 방문하는 등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더불어 홈페이지, 블로그, 페이스 북 등 다양한 SNS를 통한 지역민들과 소통창구를 다변화하여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수원광교박물관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필요로 하는 교육과 행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배움과 즐거움이 가득한 곳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박물관, 지나간 과거를 이야기 하는 곳, 박제된 공간, 따분한 장소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물관은 과거를 품고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다. 우리 조상들의 삶의 흔적을 담고 있는 유물들을 통해 우리의 미래세대가 열린 마음으로 새로움을 찾는 길을 제시하는데 수원광교박물관이 일조하고자 한다. 늘 사람들 가까이 있는 강아지처럼 수원광교박물관도 수원시민들 곁 친근한 친구로 함께 할 것이다.

 

정제연 수원광교박물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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