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와중에서도 2017년 경기도 체육은 대한민국 체육의 웅도다운 진면목을 보여줬다. 동계체전, 소년체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전국체전을 석권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는 우연히 이뤄진 결과가 아닌 우수선수를 발굴하고 육성시켜가는 과정에서 역할 주체들 간 긴밀한 협력과 조화가 에너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 전문체육의 미래가 암울하다. 공부하는 선수를 육성하려는 교육당국의 방침은 공감하지만 선수들을 위한 학교 기숙사도 불허하고, 진학할 상급학교 운동부가 없어지고 대학ㆍ실업팀도 사라져가고 있다. 교육부와 문체부의 체육정책 공조는 보이질 않는다. 전문체육과 학교체육 기반이 함께 붕괴되는 현실이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이를 극복해낼 뾰족한 정책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제 경기도가 나서서 길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해 처음 도입해 시행한 ‘경기도형 생활체육 혁신 모델’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유소년 스포츠 클럽활동의 저변을 확대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전문 선수가 발굴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 보자는 구상이다. 작년에 축구, 농구, 배구, 풋살 종목을 선정, 지역별로 리그전을 펼쳤고 참여하는 클럽이 자체적으로 리그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여기에는 학생, 교사, 학부모, 은퇴선수들이 경기진행 과정에 지도자, 심판, 자원봉사자 역할을 스스로 담당했다.
모두가 함께 가능성을 확인했고 시범사업은 대성공이었다. 올해는 더 많은 종목 단체가 동참해 클럽리그를 확산 시키는 동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전문 선수 발굴ㆍ육성, 그리고 은퇴선수들의 지도자 역할 등선순환 시스템을 튼튼히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체육의 미래를 열어갈 ‘한국형 스포츠클럽’의 모델을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아울러 경기도 체육복지의 모범적인 성공사례를 전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스포츠 박스카에 체육용품을 싣고 체육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체육활동 지원 사업은 벽지학교, 사회복지시설, 군부대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저비용으로 체육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경기도가 시행하는 대표적인 사업인 ‘꿈나무스포츠학교’ 운영은 전년 기준 도내 180개소의 지역아동센터에 속한 4천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티볼, 풋살, 피구를 주 1회 전문 강사가 지도하고 지역별 연중리그를 운영해 공동체 가치를 체감토록 함은 물론,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 일탈을 치유하고 학교와 가정으로 복귀시켜주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한국형 스포츠클럽 육성을 통한 학교체육과 전문체육, 생활체육의 선순환 구조 정착, 배려계층을 위한 체육복지 확대로 공동체가치 복원이 체육 현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며 실천되고 있다.
이제 경기도가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제시해 주고 있다. 그만큼 어깨에 짊어진 책임도 무겁다. 새해에는 경기체육이 만들어가고 있는 더욱 건강하고 따뜻한 공동체 구현 사업들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강병국 경기도체육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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