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굿 거버넌스!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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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열린 제54회 수원화성문화제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 시민추진위원회’와 일반 시민들이 제안하고 기획한 프로그램이 15개가 진행돼 많은 시민의 호응을 받았다. 수원화성문화제에서 시민이 기획한 프로그램이 진행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지난 3월 출범한 시민추진위원회는 시민참여 프로그램 발굴, 시민 참여 분위기 조성, 기부금 모금 홍보 등의 수원화성문화제 준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시민 주도형 축제’, ‘소통형 축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5~6월 개최중심 도시로서 FIFA U-20 월드컵을 치를 때도 시민들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1월 발족한 ‘FIFA U-20 월드컵 지원시민협의회는 문화시민 운동을 전개했다.

 

수원시가 시민이 시정의 중심이 되는 ‘수원 시민의 정부’를 선언한 후 일어난 변화들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올해 신년하례식에서 “2017년, 수원시는 ‘시민의 정부’를 추진하겠다”면서 “시민의 정부는 시민 참여로 시민주권이 시정 곳곳에 흐르고, 협동의 자세로 공동체 과제 해결에 힘을 모으고, 포용의 정신으로 서로의 권리를 존중하며, 차이를 인정하는 정부”라고 설명했다.

 

시민을 위한 정부는 대규모 시설 사업,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정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정부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시정을 운영하는 정부다.

 

지난해 겨울 시민들은 추위에 떨면서도 거리에 나와 촛불집회에 열심히 참여했을까? 몇 년에 한 번씩 하는 투표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보다는 직접적인 참여를 원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민들의 참여는 우리나라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시민의 정부’가 익숙하지 않은 몇몇 부서는 시민 참여와 협치를 형식적인 요건으로 인식하고 있다. 요식행위로 시민의 정부를 만든다면 시민들은 참여하다가도 실망하고 등을 돌릴 것이다.

 

시정 참여 계층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장년층까지 모든 세대가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수원 시민의 정부’ 근간을 만든 수원시는 내년 시민 참여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시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수원시는 ‘2018년 시민자치대학 교육’을 9개 과정에서 15개 과정으로 늘리고 찾아가는 교육, 온라인 특강 등 교육과정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시민자치대학 과정을 수료한 역량 있는 시민들이 각 단체에서 활동하며 시정에 참여하고, 전문 지식을 갖춘 시민들에게는 ‘퍼실리테이터’(facilitator)를 할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중인 ‘수다 플랫폼’도 업그레이드된다. 시의회와 협의해 다수시민들이 참여하고 동의를 얻은 정책제안이 조례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수원 시민의 정부의 지향점은 시의 권한을 시민들과 나누고 함께하는 ‘굿 거버넌스’의 모범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1월 수원역 대기실에서 ‘수원 시민의 정부’를 선언할 때 함께 했던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2018년에도 최선을 다해 시민의 정부를 만들어 가겠다. 진짜 시작은 지금부터다.

 

송영완  수원시 정책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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