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극히 당연해 보이는 이런 엄청난 발전은 그냥 절로 온 것이 아니다. 현재 은퇴세대가 과거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제발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야말로 이 분들의 피와 땀으로 오늘날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넘어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정작 발전의 주역들은 부모 봉양과 자식 교육에 매진하다 보니 자신들의 노후준비는 충분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 가까이 되는 나라가 됐는데, 노인들의 빈곤율은 매우 높다. 노후불안에 따른 고독사와 노인자살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정도다. 경기도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화대책이 발표되고 있고 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 노후안정 수단으로 주택연금을 다시 생각해본다. 정부는 평생을 성실하게 살다 은퇴 후 집 한 채 남은 은퇴자들의 노후안정과 고령사회 경제활력을 위해 2007년부터 주택연금을 우리 공사에 위탁해 시행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생활비가 부족한 어르신들이 집을 담보로 평생 자기 집에서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는 제도다. 연금액은 나이, 집값, 예상집값상승률, 예상평균이자율 등으로 결정된다. 나이와 집값을 고려하고 예상집값상승률이 높을수록 예상평균이자율이 낮을수록 연금지급액이 더 많아지는 구조다. 따라서 지금이 주택연금을 가입할 적기라고 본다.
8ㆍ2 대책을 비롯한 정부의 강력한 집값안정 정책으로 향후 예상집값상승률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잇따른 미국발 금리인상 조치와 신호로 예상평균이자율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신규가입자의 주택연금 지급액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가입을 망설이는 분들은 주택연금액이 조정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2007년 하반기에 출시된 주택연금은 올해로 10년이 넘었다. 전국적으로 이미 4만8천 가구 이상이 가입해 부족한 노후생활비를 부부 모두 사망시까지 정부보증으로 안심하고 충당하고 있다. 평균수명은 이미 81세를 넘어섰다. 이런 시대에 자식에게만 의존해 노후를 보낸다면 서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60세 이상에서는 국민연금 가입도 안되므로 주택연금이 노후안정의 답이다.
정부는 연금가입을 촉진하고자 가입 후 재산세 25%를 감면해주고, 근저당 설정에 따른 세금 일부를 면제해준다. 또 집값이 오르지 않고 하락해도 처음 약속한 연금을 평생 변함없이 지급한다. 더구나 다른 연금과 달리 주택연금은 수령액을 주택가액에서 공제하기 때문에 기초연금 수급가능성도 커지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예상수명보다 오래 살아서 집값보다 연금을 더 받게 되더라도 부족분을 전액 정부가 부담하고, 덜 받고 남는 부분이 있다면 자녀에게 상속까지 해주는 국가보증복지제도다.
노인인구가 늘어나면 전반적으로 소비지출이 줄고 예산수요는 늘어 경제 전반이 활력을 잃기 쉽다.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노인층이 하루에 만 원이라도 쓸 수 있는 여건이 필수적이다. 현금소득 창출이 시급한 분들에게 가입 즉시 매월 현금을 수령할 수 있는 주택연금이 그래서 중요하다. 도내 어르신들의 노후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주택연금’ 확산에 뜻있는 분들이 적극 나설 때다.
장우철 한국주택금융공사 수도권서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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