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면역력 약해진 틈타 찾아오는 ‘뇌수막염’…감기증상과 비슷해 주의해야

#김씨(40)는 최근 지속적인 기침과 두통에 시달렸다. 연말 잦은 회식 탓에 발생한 단순 감기인 줄 알고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사 먹었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급기야 새벽에 고열이 발생했고, 급하게 찾은 응급실에서 ‘뇌수막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뇌수막염’은 겨울철 면역력이 약해지면 많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특히 감기 증상과 비슷해 방치했다가 뇌염,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먼저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주로 바이러스가 뇌척수액공간으로 침투해 발생한다.

 

콕사키 바이러스, 에코바이러스가 유발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리케치아, 마이코 플르즈마, 수막구균과 같은 세균이 유발하는 ‘세균성 뇌수막염’이 있다.

 

인구 10만명당 11명~27명 정도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주로 어른에게, 세균성 뇌수막염은 어린아이에게 많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은 열감기와 비슷하다. 38도 이상의 고열, 두통, 오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정상 면역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7~10일에 대부분 완전히 회복되지만, 세균성 뇌수막염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면 뇌에 영구적인 손상을 주어 청력ㆍ시력 손상, 학습장애, 행동장애, 성격의 변화, 신체 마비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돼 있지 않다.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지는 겨울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 똑같이 손 씻기 등 개인의 위생을 강화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문고리나 TV 리모콘 등 손으로 자주 만지는 곳이나 물건을 소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세균성 뇌수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균에 해당되는 백신을 접종하며 된다. 세균성 뇌수막염의 주된 원인균 중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균과 폐렴구균은 만 12세 이하의 어린 아이에 한해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지정 의료기관을 찾아 예방접종을 맞으면 된다.

 

김형우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지부 내과과장은 “뇌수막염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해서 뇌수막에 염증이 일어나는 질환”이라며 “초기의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균성 뇌수막염의 경우에는 사망까지 이를 수가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덧붙였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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