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신라시대부터 실크로드와 깊은 인연이 있고 AIIB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실크로드에 연접해 있어 이 거대운송로 활용에 유리한 점을 고려해 육상 실크로드 출발점인 중국 시안(西安)과 해상 실크로드 출발점인 취안저우(泉州)를 한반도와 연결하여 일대일로 사업을 통한 이익을 공유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중국은 일대일로의 적극적 실현을 위해 카자흐스탄, 이태리, 러시아 등 6개국의 민간사회단체와 2015년 상하이에서 ‘실크로드합작선언’을 발표하고 공식적으로 ‘실크로드국제문화경제무역합작교류조직(약칭 실크로드국제합작조직 SICO)’을 설립하였다. ‘SICO’는 중국과 65개 실크로드 인접국가 간의 문화·경제·무역·교류를 담당하는 ‘UN 협력 민간기구’로 각 나라와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평택항에 주사무소를 둔 황해경제자유구역청 에서는 과거 당항성과 연결되었던 실크로드 활용을 염두에 두며 한중관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SICO쪽과 관계를 가져왔으며, 2017년 들어서는 SICO한국대표와도 만나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갔다. 9월에는 SICO본부의 부주석과 중핵국흥국제투자 등 중국 주요 경제계 인사가 포함된 ‘SICO대표단’이 경기도와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을 찾아오게 되었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는 SICO 부주석으로부터 황해경제자유구역(평택·당진항)에 ‘SICO 동북아센터 설치’를 제안 받았으며, 11월 8일 베이징 SICO본부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1천400여 년 전 당나라와 활발히 교류하였던 역사 속의 평택·당진항 지역이 일대일로 사업과 함께 실크로드의 관문이 되어 대중국 수출입 거점으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근에 위치한 K6 미군기지, SICO 동북아센터와 함께 중국친화도시로 추진되고 있는 황해경제자유구역 등으로 인해 한·미·중 3개국뿐 아니라 동북아 국가 간 교류의 장이 확대됨으로써 자연스레 한반도의 안보거점으로도 부각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이제 첫 단추를 꿰고 있는 이 계획이 실행되기까지는 각 기관, 기업별 많은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중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기관은 경기도이다. 평택·당진항은 더 이상 경기도의 한 변방 항구가 아니다. 수도권 제일 무역항을 목표로 내부 관련 실·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자처하면서 중국 산동성과 전략적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 이 과정에 인접한 충청남도와 전략을 함께 모색하고, 중앙정부를 설득해 나갈 때 비로소 실크로드로 탄탄히 연결돼 나갈 것이다.
이화순 경기도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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