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방문한 곳은 쾰른에 위치한 전교생 6천명 규모로 유럽에서는 유일한 독일체육 전문대학이다. 체육정책 연구와 전문지도자육성으로 전공과정이 나눠져 있고 세계 최다를 자랑하는 체육관련 도서 소장과 최고의 종목별 훈련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체육을 공부하는 유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학생대표의 안내로 둘러본 캠퍼스 구석구석은 독일과 유럽체육의 미래를 이끌 체육리더 양성기관으로 손색이 없었다.
다음으로 이어진 헤센주 체육회 방문은 독일 지방체육의 운영체계를 실감 있게 배우고 비교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 이동한 산골마을에 축구장, 농구코드, 세미나실, 훈련숙소 등이 너무 멋지게 마련되어 있었다. 운영주체는 마을에 사는 주민들로 구성된 스포츠클럽이었다. 헤센주 체육회에서는 주민들이 참여한 의사결정기구에서 필요로 하는 시설설치만 결정해 예산을 지원 할 뿐 특별히 관여하는 바가 없었다.
독일에서는 대략 70여 개의 종목에 걸쳐 클럽이 활동하고 있는데 클럽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보장되며 지원예산에 대해서는 클럽자체의 정산을 신뢰하는 것이 관례라고 했다. 그만큼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것이다. 스포츠 활동은 종목별로 생활체육을 근간으로 참여자들의 회비를 통해 Verin(클럽), Verband(종목협회), Bund(연합회, 체육회) 형태로 운영 되고 있으며 클럽별로 운동을 잘하는 엘리트들이 발굴되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단계를 거쳐 전문선수로 육성되는 과정을 밟게 된다.
이어서 방문한 인구 16만 정도의 레겐스브르크 시청 스포츠레져부 담당자의 브리핑은 독일 체육정책의 뿌리가 얼마나 튼튼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3단계에 걸쳐 운영되는 스포츠클럽은 주정부 지원과 함께 자율성이 보장되고 6년 단위로 체육정책방향을 수립하는 과정에 시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시설 설치와 다양한 체육프로그램을 결정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FC 바이에른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 홈구장은 7만5천명 관중을 수용할 수 있으며 주말이면 축구와 함께 생활하는 독일의 스포츠문화와 이런 환경을 활용한 스포츠산업의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금번 독일에서의 스포츠 분야 체험은 정부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 체육정책의 한계와 문제점을 깨우친 값진 경험이었다. 앞으로 스포츠인들의 주체적인 노력을 통해 독립성이 강화되고 정부의존을 벗어나 도민 생활 속에 종목별 스포츠 활동이 자율적으로 확산되도록 다양한 정책 발굴과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강병국 道체육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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