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소방차 길 터주기’를 생활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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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호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된다. 그만큼 화재ㆍ구조ㆍ구급 등 각종 재난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재난 사고 발생 시 긴급자동차의 신속한 현장출동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가 지켜야 할 골든타임은 5분이다. 화재의 패턴 및 다양한 화재 사건을 분석 결과를 보면 화재발생 5분 이내에 현장에 도착하는 것이 초기진화에 가장 효과적이고, 응급환자도 마찬가지로 현장에 4~6분 이내에 초기응급처치를 실시해야 소생률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운전이 없다면 이러한 골든타임을 도로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경기도 내 소방 출동 차량 5분 이내 도착률은 30.9%로, 전국 평균 54.3%보다 23.4%나 낮았다. 또한 7분 이내 도착률은 전국 평균 59.5%보다 21.9% 낮은 37.6%에 불과했다.

 

이렇게 긴급 상황에서 소방차가 골든타임을 지킬 수 없는 주요 원인으로는 교통량 증가, 불법 주정 차량으로 인한 소방차 진입 불가, 양보 없는 운전, 긴급차량 출동을 위한 교통신호시스템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소방기본법 제50조에 따라 소방차의 출동을 방해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엄한 벌칙 조항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고 또 법적으로 처벌을 하는 것만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이에 우리 소방에서는 매달 소방차 길 터주기, 다양한 화재예방 캠페인 및 각종 언론매체를 이용한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 의식 변화와 자발적인 노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충분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골든타임은 존재한다. 하지만 인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재난현장에서의 골든타임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골든타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소방차 길 터주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 내 이웃에게도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될 수 있다는 생각을 잊지 말고 성숙한 안전의식을 갖는다면 긴급 상황에서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소방 출동로는 생명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양보, 소방 통행로 확보를 생활화 합시다!

 

이병호 

송탄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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