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주식은 밥이고 그 다음엔 김치라 할 수 있다. 김치는 밥과 함께 할 운명으로 태어나 지금까지 천생연분의 인연을 소중히 하며 밥상에 같이 올라온다. 밥은 우리 몸에 필수 영양소인 탄수화물을 공급하고 김치는 섬유질, 비타민, 염분 등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밥과 김치는 원앙부부처럼 찰떡궁합이라 불린다.
김치는 다른 식품과의 우정도 돈독하다. 특히 돼지고기와 함께하며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돼지고기를 깍두기보다 조금 큰 크기로 적당히 김치와 함께 끓이면 김치찌개, 김장 때 돼지고기를 수육으로 만들어 양념속과 함께 배춧잎으로 싸먹는 보쌈, 삼겹살을 두툼하게 잘라서 김치와 같이 찌어내면 돼지고기 김치찜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인다. 가끔 밥도둑의 오명을 뒤집어쓸 때도 있다.
어린 시절 이맘때 온 동네가 겨울 동안 가족들의 건강한 밥상을 위해 할머니, 어머니, 이웃집 아주머니들까지 온 식구와 이웃사촌이 모두 모여 집안대소사, 자식이야기 등 시끌벅적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김장을 담그곤 했다. 필자가 김장 담글 때 주로 맡았던 소임은 김치 꽁지를 딴 다음 배추를 소금물에 절궈주는 역할이다. 그리고 잘 절궈져 기운이 빠진 배추를 한 번도 아닌 세 번에 걸쳐 정갈하게 씻겨주고 마지막으로 김장 양념 속을 버무리는 것으로 임무를 완수했다.
젓갈, 고추, 마늘, 파 등 각종 양념과 어우러져 발효된 김치는 건강식품으로 세계적 유명세도 타고 있다. 어느덧 김치는 세계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은 것이다. 어느 외국인은 “김치에 마약이 들어있는 거 아니냐?”라고 질문을 했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필자는 며칠 전 경기도청 운동장에서 이웃을 돕기 위해 열린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김장을 마치고 대기하던 트럭들에 김치통이 실리고, 시·군별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5천 포기의 ‘사랑의 김장김치’는 홀몸노인, 차상위 계층, 복지시설, 북한이탈 주민 등에 전달된다 하니 김장 담그기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김치’나 ‘김장나누기 문화’는 우리만의 독창적 문화로 ‘김장’으로 이웃을 돕는 문화는 우리나라가 세계 유일하다. 사랑이 담긴 김장문화가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은 사실이며 ‘사랑의 김장 담가주기’같은 행사에 많은 국민이 동참하고 자원봉사도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송낙영
경기도의원ㆍ남양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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