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시의원은 몇 명이며, 그중 여성의원수가 몇 명인지, 평소 관심 있게 보지 못했던 선거제도에 대해서도 참여자들의 반응은 나의 소중한 한 표가 내 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여성정치참여 부분은 평소 잘 몰랐고 놀랐던 내용 중의 하나가 우리나라는 아직 시장이나 도지사를 지낸 여성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2017년 현재 대한민국 국회의원 300명 중 여성의원 51명으로 17%에 불과하고, 국회 전체의석 중 80%이상이 남성이 차지하고 있어 여성의 정치참여는 불평등 그 자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리천장지수도 193개국 중에서 115위에 머물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다.
우리 사회는 오랜 시간 동안 유교영향으로 여성의 정치참여는 배제되어 있었고, 남성의 고유영역으로 당연시해 왔다. 이러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그동안 많은 여성들의 외침이 있었고 시대가 변해 성평등을 위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지금 정치영역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을 가져야 한다.
그 대표성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 중에 하나가 여성할당제로써 지역구와 비례대표 할당제를 모두 적용하고 있어 그나마 예전보다는 여성의원이 증가하는데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지역구 할당제는 의무사항이 아니며, 지역구와 비례대표 모두 이를 지키지 않아도 처벌조항이 없기 때문에 정당은 어떤 불이익을 받지 않아 아직 현실적으로는 실효성이 낮다. 따라서 지역구 할당제를 의무화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할당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정당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도록 더 큰 제도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중선거구제로 실시되고 있는 기초의회 선거는 거대정당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 획정을 대부분 2인선거구로 진행하면서 지역별 독점을 유지하는데 활용되고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 중의 하나다. 그래서 표의 등가성을 높이고, 비례성 확보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역구가 없는 전면 비례대표제로 각 정당이 제출한 비례대표명부에서 지지하는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공천과정에서 지역구 여성할당을 보장하는 개방형 명부방식으로 진행함으로써 여성 할당제의 실효성도 높이고, 지역의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가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꼭 개선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여성으로 정치영역에서도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대표성의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의회 내 여성 비율이 40~50%에 이르고 있다. 이제 우리 여성의 정치참여는 필수적이며, 그동안 배제되고 억압받았던 여성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금의 선거제도 개혁운동이 그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믿는다. 무수히 많은 정치장벽을 깨고, 다양한 소수의 목소리도 담길 수 있는 정말 국민이 바라는 민주적인 정치가 되길 진정으로 바라며 우리의 연대는 계속 확장될 것이다.
이정희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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