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1위인 kt의 좌완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32)와 ‘탈삼진왕’인 SK의 우완 투수 메릴 켈리(29), 거포 본능을 보여준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27), SK 제이미 로맥(32)은 재계약이 유력하다. 반면, kt의 우완 투수 돈 로치(28)와 SK 좌완 스캇 다이아몬드(31)의 거취는 불투명하다.
피어밴드는 약체 타선 때문에 8승(10패)에 그쳤지만, kt의 1군 데뷔 3시즌 만에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안겨주며 방어율 1위(3.04)에 등극했다. 지난 시즌 김광현과 더불어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켈리도 올해 탈삼진 타이틀(189개)을 거머쥐며 16승7패, 방어율 3.60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대체 선수로 나란히 합류한 타자 로하스와 로맥도 부침을 겪긴 했지만, 거포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두 타자 중 5월 먼저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낸 로맥은 6월까지 13홈런을 몰아친 뒤 7월부터 급속도로 방망이가 식어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5위 다툼이 치열하던 9월부터 다시 힘을 내기 시작한 로맥은 결국 31개 홈런에 타율 0.242, 64타점, 58득점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6월 합류한 로하스도 초반에는 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7월부터 3번 타자로 자리잡으면서 kt가 원하던 ‘거포 외야수’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경기 후반 승부처에 해결사로 나서며 3할 타율(타율 0.301, 18홈런, 56타점, 52득점)의 호성적을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반면 이들에 비해 다이아몬드와 로치의 거취와 관련해서는 구단의 고민이 깊다. 로치는 리그 최다패(4승15패)의 불명예를 떠안았지만 팀내 최다이닝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지탱했다. 문제는 다혈질 성격 탓에 감정조절에 실패해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많다는 것과 수비가 약한 팀 사정상 땅볼유도형 투구 스타일이 많은 패배를 부른 점이다.
kt 관계자는 “피어밴드와 로하스의 경우 구단에서 잡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로치”라고 말한 뒤 “로치의 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 분명하다. 로치보다 더 좋은 투수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 신중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또한 10승7패, 방어율 4.42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다이아몬드의 경우 부상이 잦았다는 점이 감점요인이다. SK 관계자는 “재계약 옵션이 실행된 켈리와 로맥에게는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으며, 남은 한 자리를 놓고 다이아몬드와 영입 후보군에 있던 선수들을 비교 논의 중이다. 아직까지 계약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김광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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