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사용하지 않는 냉장고, 세탁기, TV 등 대형 전기·전자제품의 경우는 제품 자체가 차지하는 공간이 크고, 눈에 바로 띄기 때문에 누구나 바로 폐기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휴대폰의 경우는 어떻게 폐기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와 사진 등 주요한 개인정보의 외부 유출이 걱정돼 또는 중고 휴대폰으로 팔면 별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데 방법을 몰라서 등의 다양한 이유로 고민하면서도 제품의 크기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게 넣어두면 별로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즉시 폐휴대폰을 처분하지 못하고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편리하게 사용 후 폐기하는 냉장고, 세탁기, TV, 휴대폰 등 다양한 전기·전자제품들에는 금, 은, 필라듐, 희토류 등의 희귀금속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폐전기·전자제품을 올바로 폐기해 적정하게 재활용하면 유용한 희귀금속의 재자원화가 가능하다. 반면, 일반 생활폐기물과 함께 처리하거나 돈이 되는 유용금속만 떼어내고 나머지를 부적절하게 처리하면 수은, 납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 등을 유출시켜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올바른 폐기배출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구입 후 사용하던 전기·전자제품들은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되면 과연 어떻게 폐기처분해야 하는 것일까. 기존에는 폐전기·전자제품의 배출을 위해서 국민은 폐기비용을 납부하고 지자체로부터 스티커를 발부받아 폐전기·전자제품에 부착한 후에야 외부로 배출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무거운 폐제품을 집 밖으로 이동시켜야 하고, 폐기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이러한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줄이고자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전기·전자제품 제조업체 및 재활용업체 등과 함께 국민의 집안까지 방문해 무료로 폐전기·전자제품을 회수하여 올바른 방법으로 재활용처리하는 재활용센터까지 운반하는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해 지금은 전국 262개 지자체에서 해당 서비스가 운영 중에 있다.
국민은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등 대형 폐전기전자제품 또는 휴대폰을 포함한 5개 이상의 중소형 폐전기·전자제품의 배출을 원할 경우 인터넷(www.15990903.or.kr) 또는 전화(1599-0903)로 예약하면 수거 전담팀이 가정을 방문하여 무상으로 폐제품을 수거해 친환경 재활용시설로 인계함으로써 그동안 국내적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던 환경적 피해의 최소화, ‘e-waste’의 불법적 해외수출 문제 차단, 유용자원 회수의 극대화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국민들이 분리수거를 잘 하고 있는 국가도 없는 것 같다. 음식물 쓰레기뿐만 아니라 각종 가정용 일반 생활쓰레기를 모든 국민들은 종이, 플라스틱, 알루미늄, 유리 등으로 아주 정성껏 구분해 분리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부터 국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폐전기·전자제품 ‘무상방문수거 서비스’를 현 시점에서도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좀 더 적극적인 정부 및 지자체의 홍보 노력을 통해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친환경적 결과를 확보할 수 있는 선진화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김현수 경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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