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경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패러다임이 급속하게 전환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스위스연합은행(UBS)에서 발표한 2016년 국가별 4차산업 혁명의 적응순위에 따르면 한국은 25위를 기록하고 있다. 기반기술 경쟁력도 미국을 100으로 했을 때 70~80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은 이 수준보다 더 낮을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할 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중소기업이 생산비용 최소화와 품질 극대화에 초점을 모아야 할 시점이다.
중소기업주도 성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최근 ‘글로벌 기업가정신 모니터(GEM)’에서 발표한 2017 보고서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65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수준은 요소중심에서 효율중심을 거쳐 혁신중심 구조에 도달해 있다. 경제구조로 볼 때 가장 앞선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업가정신 생태계관련 조사는 더욱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먼저 정부 부분을 살펴보면, 종합지원 정책은 1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조세제도와 지원행정은 19위에 머물고 있다. 정부의 기업가정신 프로그램도 11위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교육은 53위, 시장의 진입규제는 50위로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금융부분도 38위에 머물러 후진성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가정신 생태계를 위한 조건 중 물리적 인프라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학교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기업가정신 교육은 가장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경제발전단계와 관계없이 모든 조사 대상국의 기업인들은 앞으로 5년간 일자리가 창출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창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다. 평균적으로 노동연령층 성인의 42%가 자기 나라에서 창업을 위한 좋은 기회를 찾고 있으며, 이러한 기회 인식에 대해서는 세 개의 경제발전수준 간에 별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 조사된 사람 중 22%가 앞으로 3년 이내에 사업을 시작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다.
여기서 기업가정신을 고취하기 위한 미국의 창업정책(Startup America Initiative)을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2011년부터 시행된 이 정책은 창업자금 직접지원, 각종 규제 및 장애요인 제거, 창업가정신 교육 확대, 대기업과 창업기업 간 협력강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교육기관을 통해 시민들이 기업가정신 함양, 효율적 IT 인프라 구축, 정보에 대한 접근성 향상 등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중소기업주도 성장은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에 대해 지원은 하되 기업이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고 스스로 경쟁력을 높여 나가도록 유도해야 함도 잊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주도 성장의 해법은 어떻게 기업가정신을 중소기업에 확산시킬 수 있느냐에 달렸다. 새 정부의 역할은 바로 중소기업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과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정화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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