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관한 모든 질환을 치료하는 아주대병원 족부클리닉의 박영욱 정형외과 교수는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만성질환자가 늘어나고 하이힐을 주로 신는 여성이 많아지고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 비중이 높아지는 등 현대사회 바뀐 환경 탓에 발 관련 질환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발 통증을 가볍게 여겨 방치하지 말고 일단 정확히 진단 및 치료하겠다고 인식해야만 노년에 더 심각한 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발목 삐었을 때 방치 말고 맞춤형 치료받아야
스포츠를 하면서 발생하는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이 ‘급성 족관절 염좌’다.
발목을 접질리면서 인대가 찢어지는데 이때 인대는 완전파열이나 부분파열의 손상을 입게 된다.
약 70%는 대부분 회복되지만 30% 정도는 인대가 늘어난 상태로 낫게 돼 발목이 덜렁거리는 불안정성을 가져온다.
불안정성이 발생하면 걸을 때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불안한 느낌이 든다.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이차적으로 연골 손상을 초래한다. 연골 손상은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퇴행성관절염이 된다. 급성 족관절 염좌의 초기치료가 중요한 이유다.
인대가 찢어지면서 출혈이 되고 염증세포가 모이는데, 이때 다친 인대가 제자리에 잘 위치하도록 발목을 고정해야 한다. 부분파열은 보조기나 압박붕대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완전파열은 통깁스로 고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주대병원 족부클리닉 박영욱 정형외과 교수는 “초음파로 파열의 유무와 정도를 파악하고 치료방침을 결정하고 잘 낫고 있는지, 불안정성으로 진행하지 않는지 영상검사로 정확히 파악한다”면서 “초기치료 후에도 스포츠의학센터 및 재활의학과와 협진해 환자의 활동도와 전신 및 발목 상태 등을 고려해 개인 맞춤형 재활치료를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 하이힐 대신 편한 신발 신어야
무지외반증은 50대 이상 여성의 약 30%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무지외반증을 앓는 환자는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휜 대신에 발가락 관절이 안쪽으로 튀어나와 통증이 생기고 신발 신기가 불편한 증상을 호소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움직이면 관절 마모가 이뤄져 결국 퇴행성관절염이 발생하고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기 십상이다.
무지외반증의 치료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우선이다. 변형이 있더라도 심하지 않으면 신발을 편한 것으로 바꾸기만 해도 증상이 좋아진다.
변형이 오래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튀어나온 부위를 제거하고 뼈를 잘라 똑바로 교정해주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족부클리닉은 대부분 부위마취 후 수술해 전신마취의 부담을 줄이고 일상으로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한다. 통원수술, 당일수술이 가능하고 입원기간도 2박3일 정도다.
박 교수는 “발을 자주 보고 매일 따뜻한 물에 씻으면서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고 잘 말리는 습관이 중요하다”면서 “발이 아픈 신발을 신고 일했다면 중간 중간 발을 쉴 수 있도록 하고 사무실에서는 편한 것으로 갈아신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당뇨병으로 신경, 혈관에 문제가 생겨 감각이 떨어지고 혈액 순환이 감소하면서 심장으로부터 가장 먼 부위에 있는 발에 궤양이 생긴다. 여기에 세균이 침투하면 염증이 생겨 냄새가 나고 고름이 나오면서 피부가 죽게 되는데, 이를 당뇨발이라고 한다.
당뇨발은 다리를 절단하는 흔한 원인이었지만, 최근 혈액순환을 회복시키고 상처 치유를 촉진하는 여러 치료법이 개발돼 다리 절단 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치료하는 데 오래 걸리고 한번 생기면 재발 우려가 높아 당뇨병을 오래 앓는 환자는 발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박 교수는 “당뇨병성 당뇨발은 노령화에 만성질환자 증가, 서구화된 식단 등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감염증이나 혈관 병증처럼 분초를 다툴 정도로 다급할 때가 있으므로 경험 많은 의료진에게 신속하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주대병원 족부클리닉은 가정간호서비스와 연계해 환자가 병원에 오지 못해도 가정방문 전문간호사를 통해 당뇨발 치료를 제공하고 혈관, 성형, 재활 등 다른 진료과와 빠르게 연계하는 ‘당뇨발 클리닉’을 구축 운영 중이다.
류설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