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원형 차 없는 거리는?

▲
고도의 성장위주의 정책으로 비대해진 도시는 인구문제, 주거문제, 교통문제, 환경문제 등 각종 문제에 직면해 있다. 2050년에는 석유자원이 고갈되어 암울한 미래가 예견되고 있으나 현재의 풍요로움은 우리들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경제발전과 환경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현재의 풍요를 미래에도 지속가능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모델이다.

 

따라서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할 때에는 지속가능한지에 대해 세세하고 충분하게 검토돼야 한다.

수원은 2013년 생태교통세계축제 이후 생태교통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14년부터 4개 지역을 시작으로 올해는 12개 지역에서 차 없는 거리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수원형 차 없는 거리행사의 특징은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라는 데서 지속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 대개 관이 주도하면 책임자가 바뀔 경우 흐지부지되고 마는 것을 우리는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모사업은 추진주체가 기획 및 실행하고 예산까지 집행하지만 수원형 차 없는 거리행사는 동 주민센터에서 예산을 집행한다. 이렇게 추진체계를 분리한 이유는 추진주체와 동 주민센터 간 소통하고 협업하면서 행사효과를 극대화하도록 하고자하기 위함이다.

 

수원형 차 없는 거리에서는 물놀이도 할 수 있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으며, 이색자전거 체험과 각종 만들기 체험, 프리마켓 체험은 물론 공연까지도 볼 수 있다.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공간과 다양한 체험 컨텐츠는 어린이 놀이터와 비교할 수 없다. 초창기 8월에는 폭염안전사고를 우려해 행사를 개최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물놀이 프로그램이 운영돼 더 풍부한 행사로 발전되고 있다.

 

수원형 차 없는 거리는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거리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호매실동과 신풍동 차 없는 거리는 보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이면도로였으나 일방통행로로 만들면서 보행공간을 확보했고, 정자동 동신초교 앞 차 없는 거리는 기존 4차선도로를 2차선으로 축소하여 그만큼 보도를 넓혀 문화공간과 보행공간을 대폭 늘렸다.

 

행사가 행사로만 끝나면 모두 잊혀지고 만다. 행사를 통한 거리개선은 주거환경이 향상되어 사람들이 들어오고 슬럼화 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어 준다. 우리들은 생태교통수원2013를 통한 거리개선이 빈집이 없어지고 부동산 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신정부의 핵심과제인 도시재생 뉴딜정책의 좋은 모범사례가 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생태교통의 종착역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공유자전거 시스템과 대중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꿀 노면전차인 트램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도시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과 갈등이 적게 드는 도시재생이 해결방안일 것이다.

 

남상은 수원시 생태교통팀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