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초등학교 4학년 중퇴와 가난, 허약한 체질이라는 타고난 흙수저 출신이었지만 이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덕분에’라는 긍정적 철학으로 승화시켰다고 한다. 그가 남긴 저술에 따르면 학교에 다니지 못한 덕분에 누구에게나 배우는 자세로 임할 수 있었고 가난 덕분에 근검절약을 실천할 수 있었으며, 허약한 체력 덕분에 건강에 유의하여 90세가 넘도록 장수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100여 권의 저술을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위기를 기회로’라는 책에는 그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저성장, 저고용이 장기화되면서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소득분배지표를 보면 지난해 중위소득의 50~150%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58.4%에 머물러 2015년에 비해 2.2%포인트가 감소했다. 이는 관련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최저치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CEO들은 ‘전반적인 사회갈등 수준이 심각하다’(83.7%)고 응답했고, 그중에서도 10명 중 9명(89.3%)은 사회갈등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양극화가 사회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사회갈등이 지속될 경우 성장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와 같은 우리 경제 상황 속에서 경영자는 위기일수록 자기 성찰이 중요하다는 마쓰시타의 철학을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1918년 작은 소켓회사로 출발한 파나소닉은 1920년대 말 세계적인 대공황으로 인력감축이 불가피했음에도 생산량만 반으로 줄였을 뿐 직원은 한 명도 해고하지 않고 월급도 전액 지급기로 했다. 다만 모든 임직원이 휴일을 반납하고 재고품 판매에 힘쓰기로 하여 두 달 만에 재고를 처리하고 공장을 정상가동할 수 있었다.
고객의 질책을 개선의 기회로 살리기도 했다. 고객으로부터 질책을 교훈 삼아 결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상대를 위해, 거래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경영 신념을 가지고 살아갈 때 비로소 기회가 온다고 역설하였다. 칭찬으로만 일관해 스스로 자만하게 만드는 고객보다 연구를 독려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성가실 정도로 짚어주는 사람이 감사한 고객이라는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 부서 간의 역지사지 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판매 담당은 상품에 관한 기술과, 제조하는 사람이 들인 노력을 생각해야 하고, 기술 및 제조 담당은 판매하는 사람의 노력에 감사하며 마음을 담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경리 담당은 1엔이라도 그것이 이익이 되기까지 모든 부문의 사람들이 흘린 땀의 결정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처럼 서로의 노력 하나하나를 눈시울 뜨겁게 생각하고 그렇게 거둔 성과를 함께 기뻐해야 비로소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
모두가 안 된다고 고개를 저을 때 그는 ‘반드시 방법은 있다. 없다면 내가 만든다’는 정신으로 경영에 임했고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강인한 자세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어려울수록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구도자의 자세로 위기를 헤쳐나간 마쓰시타의 가르침이 현재 우리가 처한 정치경제적 상황과 대비해 볼 때 더욱 준엄하게 들려오는 아침이다.
김형호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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